일본 정부가 14일 아시아나 여객기가 히로시마 공항 활주로 이탈한 사건에 대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해당 항공기가 활주로 진입때 비정상적으로 낮은 고도로 비행한 경위를 조사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운수안전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사고기인 아시아나 162편이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면서 활주로 약 300m 전방에 위치한 6m 높이의 전파 발신 시설에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시설은 통상의 착륙 코스보다 낮은 위치에 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기체가 통상의 경우 있을 수 없는 저고도로 비행한 원인을 집중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교도통신은 사고기가 보통의 다른 항공기와 달리 착륙때 활주로 동쪽으로 진입함에 따라 공항의 정밀계기착륙장치(ILS)가 대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성 등에 따르면, 히로시마공항은 안개나 구름이 잘 끼는 것으로 유명해 '카테고리 3(CAT3)'으로 불리는 높은 정밀도의 ILS를 갖추고 있다.

또 히로시마 공항의 ILS는 통상 활주로 동쪽 안테나에서 서쪽을 향해 전파를 내며, 그에 따라 착륙 항공기는 활주로 서쪽으로 진입해왔다.

일각에서는 저공에 깔린 구름 때문에 기체가 착륙 전 통상보다 고도를 더 떨어뜨렸거나 국지적 난기류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일본 기상청에 의하면 당시 히로시마를 포함한 서일본 상공에 강한 한기를 동반한 공기의 소용돌이가 있었고, 그로 인해 히로시마가 있는 주고쿠 지방에 난기류가 일어나기 쉬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사고 당일인 14일 낮, 당일 오후 9시께 규슈 북부와 주고쿠 일부 지역에 난기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 여객기가 착륙한 오후 8시께 히로시마공항 동쪽에 다소 발달한 비구름이 있었고, 공항 일대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안개가 끼어 평균 시야가 전방 6km 정도였다고 전해졌다.

한편, 활주로를 벗어나 역방향으로 정지한 사고기는 엔진과 날개 일부가 크게 손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