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커피] 그 남자, 묵직한 에스프레소 좋아하고…그 여자, 섬세한 핸드드립에 반했네
원두를 구입해 집에서 커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홈카페족’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커피 문화가 확산하면서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다양한 원두를 활용해 자기만의 커피를 마시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커피 유통 전문 브랜드 어라운지는 지난해 핸드드립 용품 판매가 2013년 대비 2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사이폰, 프렌치프레스 등 고급 추출 기구 판매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피를 맛있게 추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떤 도구를 사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커피머신은 보통 네 종류로 나뉜다. 4분 동안 커피 원두를 뜨거운 물로 우려내는 ‘커피 프레스’, 필터를 통해 커피 기름을 걸러내는 ‘커피 메이커’, 포트 안에 원두와 물을 담고 끓여 커피를 추출하는 ‘모카포트’, 원두를 넣고 버튼만 누르면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는 ‘에스프레소 머신’ 등이 있다.

기계를 다루는 것을 좋아하는 남성들은 주로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는 반면, 여성들은 섬세한 손맛이 필요한 커피 프레스, 커피 메이커, 모카 포트 등 드립 커피 기구를 선호한다.

추출할 때는 물과 원두의 비율을 가장 신경써야 한다. 분쇄한 원두 10g에 물 180mL를 섞는 것이 적당하다. 원두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쓴맛이 강해 마시기 힘들고, 물이 많을 경우 원두 본연의 향이 옅어져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원두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원두는 밀봉용기에 담아 실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흔히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냉장고나 냉동실에 보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게 하면 원두 안의 습기가 빠져 본연의 향을 유지하기 힘들다. 번거롭더라도 매번 커피를 만들 만큼의 원두만 갈아서 사용하는 게 좋다.

분쇄할 때는 추출기구에 알맞은 굵기로 원두를 갈아야 한다. 커피프레스에 쓰이는 원두가 가장 굵다. 모카포트 커피메이커가 그 다음이고, 에스프레소머신에 사용할 원두는 곱게 간다.

추출된 커피를 마실 때는 손으로 컵을 감싸고 향을 천천히 들이마시며 음미한 뒤 마셔야 향과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한 모금 마실 때는 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마시면 좋다. 그래야 혀의 모든 부분에서 커피의 맛이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에스프레소는 ‘데미타세’라고 불리는 작은 잔에 마셔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커피에 관해 배우고 싶은 사람들은 커피 판매점 등에서 마련한 공개 강좌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원두와 커피머신 등을 파는 어라운지 선유도점에서는 무료 커피클래스를 진행한다. 원산지별 커피 맛, 커피 추출 방법 등을 직접 배울 수 있다.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일리는 세계적 커피교육기관인 UDC(University of Coffee) 이탈리아의 한국 분원에서 홈카페 클래스를 연다.

일반 커피뿐 아니라 알코올과 커피를 조화시킨 커피 칵테일 제조법도 배울 수 있다. 지난 14일 1차 클래스를 연 데 이어 오는 28일 2차 강좌를 연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도 정기적으로 소비자 대상 커피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