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영업부에 근무하는 이제철 씨(43)는 월말마다 통신비 정산 때문에 괴롭다. 업무용 전화 증빙 자료인 통화 내역서를 받기 위해 통신사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데 짬을 내기가 쉽지 않다. 월말 마감에 쫓기다 보면 지점 영업 마감 시간인 오후 6시를 넘기기 일쑤다.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들르면 같은 업무를 보러 온 직장인들로 북적댄다. 그러나 최근 이런 불편함을 더 이상 겪지 않게 됐다. 통신사 지점에서 매주 수요일 영업 시간을 저녁 8시까지로 연장해서다.

SK텔레콤이 도입한 ‘오피스형 지점’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별 특색에 맞춘 다양한 지점 서비스를 시작했다. 강남과 을지로 지점은 오피스형 지점으로 변신했다. 퇴근 후 상담 업무가 필요한 직장인에게 맞춰 매주 수요일 영업 마감 시간을 오후 6시에서 8시로 늦췄다. 인근에 직장인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강북·의정부·보라매 지점에선 실버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르신 전용 창구를 마련했다. 스마트폰 이용법을 잘 모르는 고령층을 돕기 위해서다. 지역 내 복지관과 경로당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스마트폰 사용법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 지역은 50~60대 이상 방문객 비율이 40~46%로 다른 지역 평균(28%)보다 높다.

20~30대 방문객 비율이 50% 이상인 신촌·용산·잠실 지점은 정보통신기술(ICT) 마니아형 지점으로 개편했다. 최신 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을 위해 신제품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지점 수가 많지 않은 인천·수원·일산 지역에선 찾아가는 지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