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가 12일 롯데마트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기권 의사를 밝힌 뒤 주저앉아 있다. 연합뉴스
김효주가 12일 롯데마트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기권 의사를 밝힌 뒤 주저앉아 있다. 연합뉴스
김효주(20·롯데)의 캐디백 속에는 뜯지 않은 김밥 두 줄과 딸기 한 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괜찮으냐는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저은 그는 밴에 오르자마자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누웠다.

김효주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랜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출전한 김효주는 12일 제주 롯데스카이힐CC(파72·6187야드)에서 열린 롯데마트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끝에 체력 저하를 이유로 경기를 중도에 포기했다. 공동 21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강풍이 부는 가운데 11번홀(파4)까지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 버디 1개를 기록해 5타를 잃었다.

김효주는 KLPGA 사무국에 “체력 저하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경기 진행 불가능”이라고 사유서를 써냈다. 2012년 10월 프로로 전향한 김효주가 대회에서 기권한 것은 허리 통증으로 경기를 포기한 2013년 6월 에쓰오일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을 포함해 두 번째다.

김효주의 난조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미국 LPGA투어 3개 대회를 소화한 그는 쉴 틈 없이 바로 제주도로 날아왔다. 김효주는 13일 출국해 이틀 뒤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 출전한다. 대회를 건너뛰고 싶어도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라 빠질 수 없는 처지다.

김효주는 지난 9일 1라운드를 마친 뒤 “샷 도중 눈이 감길 정도”라며 피로를 호소했다. 김효주의 매니지먼트사인 지애드 관계자는 “김효주가 스폰서가 주최한 대회라 끝까지 경기하려 했지만, 힘이 빠져 더 이상 샷을 날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개막전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의 영광은 김보경(29·요진건설)에게 돌아갔다. 김보경은 합계 9언더파 279타로 2013년 6월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이후 2년여 만에 같은 코스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김혜윤(25·비씨카드) 이정은(27)이 6언더파 282타로 공동 2위다.

제주=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