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가 9일 제8회 롯데마트여자오픈 1라운드 경기 5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효주가 9일 제8회 롯데마트여자오픈 1라운드 경기 5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효주야, 나 트로피 하나 떼어주면 안 될까.”

허윤경(25·SBI저축은행)은 1번홀에서 티샷을 하기 전 김효주(20·롯데)에게 농담을 건넸다. 김효주의 우승 횟수만큼 트로피가 새겨진 캐디빕(조끼)을 가리키며 부러움을 나타낸 것. 티오프 시간이 되자 박장대소하던 두 선수의 눈빛이 달라졌다. 김효주가 경쾌한 소리와 함께 멋진 티샷을 날리자 갤러리들은 ‘나이스 샷’을 외쳤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총상금 6억원)이 9일 제주 롯데스카이힐CC(파72·6187야드)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 시즌 상금왕 김효주는 올 시즌 KLPGA 정상을 넘보는 허윤경, 이정민(23·비씨카드)과 같은 조에서 샷 대결을 펼쳤다.

전날 저녁 제주에 도착한 김효주는 미국과 한국 투어를 넘나드는 강행군에도 비교적 좋은 경기를 펼쳤다. 김효주는 버디 3개, 보기 1개를 맞바꾸며 2언더파 70타로 공동 12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피로가 풀리지 않아 컨디션 조절이 관건”이라며 “마지막 홀에서 짧은 퍼트를 놓친 것을 빼면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상금 랭킹 3위 이정민은 7번홀(파4)에서 ‘양파(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하며 악몽을 겪었다. 6번홀까지 버디 2개를 잡으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가던 이정민은 7번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깊숙한 러프 지점으로 보내며 상황이 꼬였다.

공 주변을 살피던 이정민은 러프를 잘못 건드려 공이 움직이는 바람에 1벌타를 받았다. 주변에 나무가 있어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이정민은 여섯 번째 샷을 하고 나서야 공을 그린에 올렸다. 이정민은 2퍼트를 하고 스코어 카드에 ‘8’을 적어냈다. 허윤경도 짧은 퍼트를 번번이 놓치면서 1오버파에 그쳤다.

또 한 명의 우승 후보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5번홀(파3) 그린에서 규정 시간인 40초를 어겨 올 시즌 첫 벌타의 불명예를 안았다. 벌타에 흔들린 전인지는 1오버파에 그쳤다. 김현수(23·롯데마트)와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가 5언더파 67타를 치며 공동 선두에 나섰다. 16세 아마추어 최혜진(학산여고)이 4언더파를 치며 단독 3위에 올랐고, 1번홀(파4)부터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린 윤채영(28·한화)은 3언더파 69타로 공동 7위에 올랐다.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루키’ 박결(19·NH투자증권)과 지한솔(19)은 각각 3오버파, 4오버파를 기록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제주=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