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인수전 뛰어든 美 디스커버리, 케이블TV 인수자격 놓고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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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주관사 "한·미 FTA로 국내법인 통한 인수 가능"
미래부 "49% 외국인 소유 규제 완화, 방송은 예외"
미래부 "49% 외국인 소유 규제 완화, 방송은 예외"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 등 미국 거대 콘텐츠 기업이 국내 방송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위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국내 3위 MSO인 씨앤앰 예비 입찰에 참여한 4곳 모두 미국계 기업이어서 케이블TV의 소유주가 사상 처음 외국 기업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케이블TV 등 방송 분야는 외국인 소유에 제한(49%)이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어서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외국사 국내방송시장 군침
지난달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미국 메이저 콘텐츠 기업들이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타임워너 계열인 터너엔터테인먼트네트웍스는 최근 카툰네트워크라는 콘텐츠 제작업체 지분 100%를 인수하고, 미래창조과학부에 ‘방송채널사용사업 최다액출자자 변경신고’를 했다.
한·미 FTA 발효 조항에 따르면 미국 기업은 종합편성·보도·홈쇼핑 채널을 제외한 일반 채널사용사업자(PP) 지분을 종전 49% 이하에서 100%까지 취득할 수 있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미국 기업이 국내에 세운 법인을 통한 간접 취득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커버리가 국내 법인 설립을 준비하는 것도 한·미 FTA 발효에 따른 진출 기회를 적극 활용하려는 취지다.
소니픽처스텔레비전 계열인 에이엑스엔, 디즈니채널,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계열인 NGC 등도 국내 합작사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커버리의 씨앤앰 인수는 케이블TV라는 방송 플랫폼을 해외 업체가 가져간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민감한 FTA 조항 해석
전문가들은 미국 회사의 씨앤앰 인수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큰 쟁점은 디스커버리코리아 등 미국 회사의 국내 법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할지다. 미래부 관계자는 “한·미 FTA 조항에 따라 콘텐츠와 통신(KT, SKT 제외) 분야는 국내 법인을 통한 간접 투자에 대해 ‘49% 룰’을 적용하지 않지만 방송은 예외”라고 말했다.
미국계 회사의 국내 법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하면 씨앤앰 인수가 불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MBK·맥쿼리 컨소시엄 등 매각 측은 “현 방송법에선 국내 법인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따진다는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에 대해 “외국인이 세운 국내 법인은 49% 룰 규제를 받지만 사모펀드 등으로 인수할 경우에는 소유 제한 규제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법만 해도 해외 사모펀드 등의 국내 은행 인수 시도가 여러 차례 있어 실소유주를 밝혀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방송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께 나올 씨앤앰 본입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스커버리 등 미국계 기업으로 소유주가 바뀔 경우 정부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규제 당국이 승인을 불허하면 미국 정부와의 마찰을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FTA 체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방송 콘텐츠는 국내 기업이 중국과의 FTA에서 개방을 원하는 대표적인 분야”라며 “씨앤앰 매각 건이 중국과의 FTA 조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박영태 기자 donghuip@hankyung.com
◆외국사 국내방송시장 군침
지난달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미국 메이저 콘텐츠 기업들이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타임워너 계열인 터너엔터테인먼트네트웍스는 최근 카툰네트워크라는 콘텐츠 제작업체 지분 100%를 인수하고, 미래창조과학부에 ‘방송채널사용사업 최다액출자자 변경신고’를 했다.
한·미 FTA 발효 조항에 따르면 미국 기업은 종합편성·보도·홈쇼핑 채널을 제외한 일반 채널사용사업자(PP) 지분을 종전 49% 이하에서 100%까지 취득할 수 있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미국 기업이 국내에 세운 법인을 통한 간접 취득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커버리가 국내 법인 설립을 준비하는 것도 한·미 FTA 발효에 따른 진출 기회를 적극 활용하려는 취지다.
소니픽처스텔레비전 계열인 에이엑스엔, 디즈니채널,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계열인 NGC 등도 국내 합작사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커버리의 씨앤앰 인수는 케이블TV라는 방송 플랫폼을 해외 업체가 가져간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민감한 FTA 조항 해석
전문가들은 미국 회사의 씨앤앰 인수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큰 쟁점은 디스커버리코리아 등 미국 회사의 국내 법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할지다. 미래부 관계자는 “한·미 FTA 조항에 따라 콘텐츠와 통신(KT, SKT 제외) 분야는 국내 법인을 통한 간접 투자에 대해 ‘49% 룰’을 적용하지 않지만 방송은 예외”라고 말했다.
미국계 회사의 국내 법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하면 씨앤앰 인수가 불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MBK·맥쿼리 컨소시엄 등 매각 측은 “현 방송법에선 국내 법인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따진다는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에 대해 “외국인이 세운 국내 법인은 49% 룰 규제를 받지만 사모펀드 등으로 인수할 경우에는 소유 제한 규제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법만 해도 해외 사모펀드 등의 국내 은행 인수 시도가 여러 차례 있어 실소유주를 밝혀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방송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께 나올 씨앤앰 본입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스커버리 등 미국계 기업으로 소유주가 바뀔 경우 정부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규제 당국이 승인을 불허하면 미국 정부와의 마찰을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FTA 체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방송 콘텐츠는 국내 기업이 중국과의 FTA에서 개방을 원하는 대표적인 분야”라며 “씨앤앰 매각 건이 중국과의 FTA 조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박영태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