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교육의 목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많은 사람이 “투자자의 지식 수준을 높여 투자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답변할 것이다. 이 대답이 맞는다면, 교육을 더 많이 받은 투자자일수록 투자 수익률이 높아야 한다. 그런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저 희망일 뿐이다.
필자가 이처럼 투자자 교육의 목표부터 언급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과신하고 있는 투자자 교육의 효과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제대로 된 투자자 교육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투자자 교육은 무리한 투자로 초래되는 재무적 곤경 상태를 현명하게 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첫째 목표가 돼야 한다. 사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고위험 고수익)’이 시사하듯, 더 많은 위험을 부담하지 않고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하기는 어렵다. 이는 투자자 교육을 받은 사람도 마찬가지로,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교육이 아니라 더 많은 위험을 택하는 길뿐이다. 이런 점에서, 수익률 대박을 꿈꾸며 탐욕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이 쪽박을 차게 될 비극에 대해 미리 경종을 울리고 제어하는 것이 투자자 교육의 첫째 목표가 돼야 한다.
그렇다고 투자자 교육의 효과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 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재무금융에 관한 뉴스와 정보를 매일같이 접한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 TV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자주 보도했는데, 당시 이 뉴스를 제대로 이해한 시청자가 얼마나 됐을지 의문이다. 만일 시청자가 교육을 제대로 받고 이런 방송을 본다면 미국의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삶의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 교육은 제대로 시행돼야 한다. 특히 유용성과 위험이 같은 비중으로 강조돼야 한다.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뉴스를 검색하고 각종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안내서를 받는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몰입하면 목디스크, 시력 저하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은 같은 비중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문제점도 함께 알려야 사용자의 삶의 질이 진정 향상될 수 있지 않을까? 투자자 교육도 마찬가지다.
금융시장에 쏟아지는 각종 금융 신상품의 유용성과 위험성을 함께 알려야 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은 투자자 교육이 넘어설 수 없는 보편적 진리다. 수영에 자신 있는 사람일수록 익사할 확률이 높듯이, 주식을 안다고 자신하는 사람일수록 재무적 어려움에 처할 확률이 높다.
◆시리즈 순서= 2. 금융상품의 특성 3. 현재가치와 미래가치 4. 기회비용(side effect 포함) 5. 매몰비용 6. 조달비용 7.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8~9. 투자와 위험 10. 공매도(레버리지 투자) 11. 투자스타일과 행복지수 12. 주식투자는 제로섬 게임? 13. 선도거래의 필요성 14.헤지에 대한 오해와 편견 15. 헤지의 응용…
유진 < 한양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