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공습에 대비한 공군 중심 군사 훈련을 잇달아 벌여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항공 및 반항공군(공군)의 비행장 타격과 복구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비행사들의 적 비행장 타격 모습에 만족감을 드러냈다며 "유사시 아군 비행장이 폭격을 받으면 제때에 복구하기 위한 대책도 밝혀줬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의 목적이 공습에 대한 선제적, 사후적 대응 능력 향상에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공군 훈련을 직접 참관한 것은 지난 1월 추격기·폭격기 훈련과 공·해군 훈련 시찰에 이어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공군 훈련과 더불어 상공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하는 '지대공 미사일'의 훈련 동원이 잦아진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북한은 지난달 서남전선부대의 섬 타격·상륙 연습에 지대공 미사일을 동원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지대공 미사일 7발을 동해로 발사하기도 했다.

그동안 지대함 개량형이나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 발사는 드물지 않았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빈번히 벌이는 '무력시위' 양상의 변화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으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하는 가운데 김정은 정권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공군력 강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전체 병력을 유지하면서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상군 병력을 줄이는 대신 공군 병력을 1만명 늘려 공군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비행사대회, 공군지휘관 전투비행기술경기대회 등 공군관련 행사를 열고 공군부대를 잇달아 시찰하며 '공군 사랑'을 드러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에는 공군사령관이었던 리병철이 요직인 당 제1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또 과거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공습이 북한에 막대한 피해를 주며 전세에 큰 영향을 끼쳤던 역사적 배경도 북한의 공군력 강화 시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이 땅은 1950년의 조선반도가 아니다'는 제목의 논설에서 전쟁에서 미국이 '대참패'를 당했다면서도 "당시 군사기술적 측면에서 역량관계는 미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미 연합 전력보다 열세라고 평가되는 공군 전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실효적 차원보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대내외적 강화 의지를 과시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6·25전쟁에서 제공권을 내준 것이 전쟁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던 역사는 물론 최근 이라크 전쟁 등을 보며 제공권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했을 것"이라며 "비대칭 전력 강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