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발(發) 호재에 급등했던 게임주의 주가가 일제히 내림세다. 중국에 새로 내놓은 게임의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들도 잇따르고 있다.
모바일게임주 일장중몽(一場中夢)?
○실망감에 게임주 약세

11일 게임빌은 1.13% 떨어진 12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진출 기대감에 지난 1월 말 19만원대까지 치솟았던 게임빌 주가는 흥행 부진 여파로 지난달 이후 30.70% 하락했다. 데브시스터즈 역시 같은 기간 28.60% 떨어졌다. 웹젠엠게임도 각각 20.77%, 16.61%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게임주는 중국 진출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닥시장의 대표 성장주로 부상했다. 지난해 178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며 매년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할 경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게임주의 주가가 급등하자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중국에서의 성적이 나오면서 현실화되고 있다. 게임빌은 지난달 ‘별이 되어라’를 중국에 출시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사전 예약자만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흥행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정작 상용화가 되자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게임 순위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흥행에 실패하면서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1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엠게임 역시 지난달 ‘열혈강호2’를 중국에서 선보였으나 아직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웹젠의 ‘전민기적’의 경우 그나마 선전하고 있지만 다른 게임주들에 대한 실망감이 웹젠의 주가에도 영향을 끼쳐 함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옥석 가리기’ 필요

중국 진출이 아예 무산된 경우도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했던 ‘쿠키런’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12월엔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를 통해 쿠키런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올해 1월 본격 출시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 쿠키런은 텐센트가 요구한 각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중국 진출이 무산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2일엔 데브시스터즈의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으며, 이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중국에서의 성과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업체를 선별해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