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연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에서 기업인들이 박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전 메세나협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차기 메세나협회장), 황창규 KT 회장.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연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에서 기업인들이 박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전 메세나협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차기 메세나협회장), 황창규 KT 회장.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과 금융인 21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같이했다.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올해 국정 운영의 최우선 순위를 경제 활성화에 두겠다”고 강조한 데 이어 곧바로 기업인들과 만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요 기업 대표들과 함께 식사한 것은 2013년 8월28일 10대그룹 회장단 오찬간담회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이날 초청은 기업의 메세나(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활동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지만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인들이 발 벗고 나서줄 것을 당부하기 위한 성격도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앞에는 경제 체질을 혁신해 다시 한 번 경제의 대도약을 이루고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가야 할 길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에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문화예술 메세나는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창의적이고 확실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대 로마의 문화가 번성하고 이탈리아가 르네상스를 열었던 것은 마이케나스와 메디치 가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업인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메디치 가문이 돼주고 문화예술 분야의 투자와 지원을 확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이케나스는 고대 로마제국의 정치가로 당대 예술가들의 예술창작활동을 적극 후원했다. 메세나라는 단어는 마이케나스로부터 유래됐다.

메디치 가문은 15~16세기 이탈리아 피렌체공화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았던 가문인데, 학문과 예술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 르네상스가 꽃피우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세계인의 문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스폰서십 지원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은 기업의 브랜드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조현상 효성 부사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박용현 한국메세나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