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열린 문화창조융합벨트 출범식을 마친뒤 문화창조융합센터 점등식을 끝내고 박수를 치고 있다. 한경DB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열린 문화창조융합벨트 출범식을 마친뒤 문화창조융합센터 점등식을 끝내고 박수를 치고 있다. 한경DB
지난 11일 한국형 융복합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출범한 문화창조융합벨트에 대한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문화 콘텐츠 산업은 21세기 연금술”이라며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창의적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전 세계 MICE 시장에서 융복합 문화 콘텐츠는 한국의 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킬러(killer) 콘텐츠로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핵심은 영상·미디어, 공연·음악, 패션·뷰티, 음식, 게임 등을 연계한 융복합 문화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구현, 재투자로 이어지는 산업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1조원 규모의 K컬처 밸리를 경기 고양시 한류월드에 조성하고 민관이 공동으로 2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마련해 융복합 문화 콘텐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수년간 국내 MICE 산업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핵안보정상회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생물다양성총회 등 굵직한 MICE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국제협회연합(UIA) 기준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세계 3위에 오르는 등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국내 MICE 산업이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 세계인이 공감하고 동경할 수 있는 새로운 융복합 MICE 콘텐츠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지금까지는 컨벤션센터, 호텔, 교통시설 등 인프라 개발과 투자가 MICE 산업의 성장을 견인해왔지만 이제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황희곤 한림국제대학원대학 교수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MICE 분야에서도 문화와 예술,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MICE 콘텐츠가 또 다른 경쟁력의 척도로 자리잡고 있다”며 “문화창조융합벨트가 만들어내는 융복합 문화 콘텐츠는 각종 총회나 학술대회 같은 국제회의, 전시·박람회, 포상관광 등 MICE 행사 개최지로서 한국의 매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MICE 업계는 문화창조융합벨트 가운데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인근 한류월드에 들어서는 K컬처 밸리가 국내 MICE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인 킨텍스 인근에 들어설 K컬처 밸리는 융복합 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융복합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상설공연장, 첨단 기술과 한류 콘텐츠가 결합된 디지털 체험시설, 영화와 드라마 제작시설을 둘러볼 수 있는 콘텐츠파크, 숙박 및 쇼핑 시설이 들어서는 한류스트리트 조성에 1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민간 전시 주최사인 리드케이페어스 홍성권 대표는 “최근 전시회에 참가하는 국내외 기업이나 바이어들 가운데 오로지 전시회만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며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MICE 도시로 변신에 성공한 것도 공연, 쇼핑 등 비즈니스 외적으로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인 점을 감안하면 킨텍스 인근에 들어서는 K컬처 밸리가 한국 MICE 산업의 지형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 하얼빈에서 기업과 단체를 상대로 한국관광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향란 대표는 “중국은 역사·문화적으로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고궁이나 사찰, 박물관 등은 관광상품으로서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의 최대 강점인 첨단기술과 한류가 접목된 융복합 문화 콘텐츠는 중국인들의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상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장은 “문화창조융합벨트는 문화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문화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초기 단계부터 관광·MICE 등 다양한 산업 영역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선우 한경닷컴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