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 중소 협력사에 물품대금 미리 지급
한화·두산그룹도 계열사 나눔·봉사활동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국내 기업 사회공헌 지출 규모(234개사 대상 조사)는 2013년 2조8114억원이다.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에 사회공헌 지출 비용을 줄인 기업이 적지 않았지만, 세전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사회공헌 지출 비중은 3.76%로 전년보다 높아졌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눔’에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 늘었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게 전경련의 예상이다.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주요 기업들은 경영실적 부진에도 소외계층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협력사들에 납품대금을 미리 지원하고, 임직원들이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하는 곳이 많았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앞서 사회공헌에 힘을 쏟고 있다.
이달 초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삼성그룹 17개 계열사는 협력사에 물품대금 1조7800억원가량을 보름 일찍 지급했다. 삼성그룹은 200억원 상당의 전통문화상품권도 구입해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연휴 동안 상품권을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해 서민 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LG그룹도 중소 협력사들을 위해 설 명절 이전에 1조1000억원 상당의 납품대금을 미리 지급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초 2000여개 1차 협력사에 1조2300억원의 납품대금을 당초 예정일보다 1주일가량 앞당겨 지급했다. 또 1차 협력사에 2·3차 협력사의 납품대금도 조기 지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대·기아차 등 18개 계열사 임직원들은 설 연휴 기간에 노인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생필품과 명절 선물을 전달했다.
다른 그룹도 나눔 활동에 적극적이다. 한화그룹은 이달 초부터 (주)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생명, 한화건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저소득 독거노인, 복지시설 아동, 다문화 가정을 찾아 명절 선물을 전달했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솔선수범해 봉사현장을 찾았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계열사를 통해 나눔의 손길을 전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인천지역 소외계층에 20㎏짜리 쌀 450부대를 전달했다. 두산중공업은 베트남 빈선 지역에서 사업장 인근 주민들을 초청해 다과회를 열었다. 동국제강도 이달 초 설 명절을 앞두고 부산, 인천, 충남 당진 등 사업장 인근 지역의 소외계층 주민 150여명에게 3750만원의 생활자금을 지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