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몽둥이를 들고 호랑이를 때려잡는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공개돼 중국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0일 중국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에 따르면 시 주석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3편이 춘제(春節·음력설) 전날인 17일 저녁부터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youku)에 등장한 이후 텅쉰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로 급속도로 전파됐다. 이 애니메이션은 시 주석이 쇠몽둥이를 들고 산에 올라가 잠자고 있는 호랑이를 한 방에 때려잡는 장면을 담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호랑이는 부정부패로 축재한 고위 공직자를 상징하고 있다. 시 주석은 정권을 잡은 이후 부패척결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틈만나면 “호랑이든 파리(하위 공직자)든 부패를 저질렀으면 엄단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시 주석 부패척결 개혁 과정에서 낙마시킨 대표적인 호랑이급 고위 공직자로는 후진타오 정부 시절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지낸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꼽힌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시 주석은 허난(河南)성 란카오(蘭考)현의 한 가정을 찾아 평범한 가정식을 함께 먹으면서 주민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란카오는 중국 공직자의 모범인 자오위루(焦裕綠·1922~1964)가 현서기를 맡았던 지역으로 시 주석이 실제로 방문해 자오위루를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곳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의 제작 주체는 ‘차오양(朝陽)공작실’이라고 돼 있지만 아직 어느 기관이나 조직이 만들었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 주석에 관한 만화 캐릭터는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제작돼 지도자의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