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19일(현지시간) 그리스의 6개월 구제금융협정 연장 신청을 거부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이날 50분간 전화도 정상회담을 가져 교착상태인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그리스는 이날 유로재무장관협의체인 유로그룹에 ‘유럽재정안정 기구의 대출계약’이라는 이름의 제안서를 냈다. 그리스 정부는 과도 기간중 재정균형 유지와 탈세 방지를 위한 즉각적인 개혁추진, 경제성장을 위한 조치 실시 등 기존 구제금융협정에 없는 의무조건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에 대한 금융상 의무 이행과 과거 정부가 체결한 국제통화기금(IMF) 및 유럽연합(EU)과의 대출 프로그램의 법적 구속력도 인정했다.

독일은 그러나 구제금융협정 연장이라는 명칭을 피하기 위해 이름을 바꿨지만 달라진 게 없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독일 정부는 그리스 정부의 제안에 대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유로그룹의 지난 16일 합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며 이를 일축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모임을 갖고 그리그 채무협상에 대한 타결을 다시 시도한다. 그리스 구제금융프로그램 기한 만료를 불과 1주일여 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열리는 이날 회의서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IMF는 이날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모두 재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양측이 솔직한 태도로 협상을 진행해 재정 안정에 미칠 어떠한 리스크도 최소화돼야 한다”고 강조, 협상 타결을 위한 타협과 양보를 주문했다.

이와관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전화로 50분간 회담을 가졌다. 그리스는 이날 “양국 총리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날 전화통화는 그리스가 제출한 구제금융 연장 신청을 독일 정부가 거부하 뒤 이뤄진 것으로 주목된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