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이번 인사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은 금융위원장은 전날 갑자기 교체 쪽으로 기류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출범 이후 2년 가까이 자리를 유지해온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재임 기간 개인 신용정보 대량 유출 사고 등 몇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창조금융 분야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다는 평가가 있었고 이번에도 연임할 것이라는 기류가 강했다. 국회 여당 정무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청와대에서 신 위원장에게 더 맡으라는 사인이 내려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전날 밤 사이 개각 대상에 포함하는 쪽으로 갑자기 기류가 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체 쪽으로 급선회한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개각을 발표하기 전 오전 10시 이완구 신임 총리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30분 넘게 개각 구상을 전달하고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총리의 내각 제청권을 존중하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새로 내정된 장관 후보자들에게는 오전 11시 이후에야 내정 통보가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개각에서 교체된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신 위원장도 이날 박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 시작 발언에서는 물러나는 장관들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국무회의가 끝난 뒤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