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3J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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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이 김택진의 백기사로…김정주는 엔씨서 철수 가능성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난관에 빠졌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을 구세주로 맞았다. 모바일이 주력인 게임회사 넷마블게임즈와의 지분 제휴로 엔씨소프트는 경영권 방어뿐 아니라 약점으로 꼽혔던 모바일 게임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
김 대표는 17일 넷마블게임즈와의 공동 사업 및 전략적 제휴식에서 “넥슨과의 갈등으로 여러 근심 걱정을 일으킨 데 대해 죄송하다”며 “이번 제휴는 넥슨과의 문제와는 별개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입할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넥슨과의 문제에 대해선 “나중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방준혁 의장 입김 세질 전망
이번 거래로 방 의장의 게임산업 내 입지는 높아지게 됐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김정주(JJ)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와 김택진(TJ) 대표가 주도하던 게임산업에 방준혁(JH) 의장이 가세해 ‘3J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말이 돌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제휴가 넥슨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 절실했다는 점, PC 온라인보다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방 의장에게 유리하게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8387억원과 영업이익 2782억원을 올렸다. 각각 5756억원과 1035억원을 기록한 넷마블게임즈의 두 배가량에 해당한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3803억원을 들여 넷마블게임즈 지분 9.80%를 얻었고, 넷마블게임즈는 3911억원을 들여 엔씨소프트 지분 8.89%를 취득해 기업가치 면에서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가치를 3조8802억원으로 평가해 주당 1302만원에 지분을 취득했다. 지난해 7월 텐센트가 주당 708만원에 넷마블게임즈 주식을 취득한 것에서 두 배가량 가격이 높아졌다.
방 의장은 김정주 대표, 김택진 대표와 마찬가지로 게임산업 1세대다. 경희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8년 인터넷 영화 사업과 위성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후 2000년 게임포털인 넷마블을 창업하면서 이름을 날렸다. 2004년 CJ그룹에 넷마블을 800억원에 팔고 2006년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위기를 맞은 CJ 요청에 2011년 CJ E&M 총괄상임고문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CJ E&M이 게임사업부를 분리 매각하면서 넷마블게임즈의 대주주가 됐다.
○김정주는 공세에서 수세로
김정주 대표는 공세에서 수세로 밀리게 됐다. 충분한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해 다음달 27일 열릴 엔씨소프트 정기 주총에서 이사 선임 등 넥슨 측 안건을 반영하지 못한 넥슨은 넷마블게임즈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면서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 내년 주총에서 엔씨소프트 이사진 7명 중 5명의 임기가 만료돼 넥슨의 이사 파견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이젠 지분구도상 쉽지 않게 됐다. 때문에 넥슨이 15.08%의 지분 중 일부를 팔고 나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2, 3위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손을 잡으면서 1위 게임사인 넥슨은 사업적으로도 수세에 몰리게 됐다. 엔씨소프트는 PC 온라인 게임에,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 게임에 강점을 갖고 있어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김 대표는 17일 넷마블게임즈와의 공동 사업 및 전략적 제휴식에서 “넥슨과의 갈등으로 여러 근심 걱정을 일으킨 데 대해 죄송하다”며 “이번 제휴는 넥슨과의 문제와는 별개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입할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넥슨과의 문제에 대해선 “나중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방준혁 의장 입김 세질 전망
이번 거래로 방 의장의 게임산업 내 입지는 높아지게 됐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김정주(JJ)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와 김택진(TJ) 대표가 주도하던 게임산업에 방준혁(JH) 의장이 가세해 ‘3J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말이 돌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제휴가 넥슨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 절실했다는 점, PC 온라인보다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방 의장에게 유리하게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8387억원과 영업이익 2782억원을 올렸다. 각각 5756억원과 1035억원을 기록한 넷마블게임즈의 두 배가량에 해당한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3803억원을 들여 넷마블게임즈 지분 9.80%를 얻었고, 넷마블게임즈는 3911억원을 들여 엔씨소프트 지분 8.89%를 취득해 기업가치 면에서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가치를 3조8802억원으로 평가해 주당 1302만원에 지분을 취득했다. 지난해 7월 텐센트가 주당 708만원에 넷마블게임즈 주식을 취득한 것에서 두 배가량 가격이 높아졌다.
방 의장은 김정주 대표, 김택진 대표와 마찬가지로 게임산업 1세대다. 경희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8년 인터넷 영화 사업과 위성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후 2000년 게임포털인 넷마블을 창업하면서 이름을 날렸다. 2004년 CJ그룹에 넷마블을 800억원에 팔고 2006년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위기를 맞은 CJ 요청에 2011년 CJ E&M 총괄상임고문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CJ E&M이 게임사업부를 분리 매각하면서 넷마블게임즈의 대주주가 됐다.
○김정주는 공세에서 수세로
김정주 대표는 공세에서 수세로 밀리게 됐다. 충분한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해 다음달 27일 열릴 엔씨소프트 정기 주총에서 이사 선임 등 넥슨 측 안건을 반영하지 못한 넥슨은 넷마블게임즈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면서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 내년 주총에서 엔씨소프트 이사진 7명 중 5명의 임기가 만료돼 넥슨의 이사 파견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이젠 지분구도상 쉽지 않게 됐다. 때문에 넥슨이 15.08%의 지분 중 일부를 팔고 나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2, 3위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손을 잡으면서 1위 게임사인 넥슨은 사업적으로도 수세에 몰리게 됐다. 엔씨소프트는 PC 온라인 게임에,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 게임에 강점을 갖고 있어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