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자사 제품만 취급토록 한 KT&G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5억원을 부과했다고 16일 밝혔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 KT&G는 고속도로 휴게소, 관공서·대학·군부대·리조트 등의 구내매점을 운영하는 업체들과 이면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제품만 취급하는 대가로 공급가를 할인해줬다. 이외에 콘도 계좌 구입, 현금 지원, 물품 지원(휴지통, 파라솔, TV)등의 부당 이익을 제공했다.

또 경쟁사 제품을 소비자 눈에 덜 띄게 하기 위해 8대 편의점 가맹본부와 담배진열장 내에 자사 제품을 전체의 60~75% 이상 채우도록 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로 인해 경쟁사업자는 각 편의점 내 진열장의 25~40% 이하만 자사 제품을 진열할 수 있게 됐다.

편의점 등 소매점을 대상으로 경쟁사업자의 제품 판매를 일정 기준시점보다 감축할 때마다 갑당 250~1000원의 정액보상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자사 제품만 취급하는 대형 할인마트, 대형 슈퍼마켓 등에는 할인율을 차별하는 등의 이익을 줬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에 대한 금지 명령과 함께 △거래상대방인 편의점가맹본부, 고속도로휴게소 등 운영업체와 대형 할인마트 및 대형 슈퍼마켓 등에 대한 법위반 사실 통지 명령 △경쟁사업자의 진열 비율을 제한하고 있는 계약조항 수정 명령 △경쟁사 제품을 취급하지 말도록 한 이면계약의 삭제 명령 등의 시정명령을 했다.

4개 위반 행위에 대해선 총 25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에 담배시장의 1위 사업자인 KT&G가 그간 대부분의 담배 유통채널에서 전방위적으로 행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 조치했다"며 "독과점구조가 고착화된 담배시장에서의 경쟁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로 인해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상품 선택의 기회가 상당 부분 제약받았던 소비자의 불편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