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 외국인 '실망 매물' 쏟아지네
국내 대형 은행주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그룹의 경우엔 경영권을 제한하는 법원 판결이나 규제 리스크 등 외부 요인이 주가의 발목을 잡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는 0.17% 상승한 2만8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13거래일 만에 소폭이나마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 4일 이후로 1주일여 동안 10.9% 빠졌다.

신한·하나, 외국인 '실망 매물' 쏟아지네
신한지주도 같은 기간 4만5700원에서 4만2900원으로 주저앉으며 6.5% 하락했다. 12일엔 1년 내 신저가(4만1250원)까지 떨어졌다. 3개월 전 유가증권시장 8위(23조5203억원)였던 시가총액 순위는 11위(20조3432억원)로 밀려났다. KB금융과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1.1%, 1.6% 하락했다.

은행주의 동반 부진은 저금리가 1차 원인으로 꼽힌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통화완화 정책 기조 확산과 소비자물가 둔화 등으로 금리인하 요인이 강해졌다”며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감소로 즉각 연결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의 하락폭이 경쟁사보다 큰 것은 외부적인 리스크 탓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 낙폭이 컸던 것은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리스크’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4일 법원이 오는 6월까지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 논의 금지를 명령하면서 통합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법원 조치로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으면 내년으로 합병이 미뤄지게 됐다.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 간 합병을 제한하는 법원 결정이 나오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실망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법원 결정 이후 외국인은 하나금융지주를 101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김은갑 BS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원이나 감독당국의 과도한 경영 개입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신한금융에 대해서도 4일 이후로 9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심은지/윤정현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