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쇼핑 전쟁' 차 안에서 끝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명절 연휴는 비수기였다. 고향에 가느라 집을 비우는 사람이 많은 까닭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명절 연휴가 더 바빠지고 있다. PC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모바일 쇼핑족’이 빠르게 늘면서 귀성·귀경길 차 안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 새로운 쇼핑 풍속도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15일 롯데마트가 지난해 온라인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설 연휴(1월30일~2월2일) 모바일 비중은 20.2%로 1월(14.8%)과 2월(17.2%) 평균을 웃돌았다. 작년 설 연휴 모바일 매출은 1년 전보다 78% 급증했고 올해도 고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마트몰에서도 지난해 설 연휴 모바일 비중이 25.8%로 1월 평균(17%)보다 8.8%포인트 높았다.
'설 쇼핑 전쟁' 차 안에서 끝난다
귀성·귀경길의 지루함과 명절 스트레스를 모바일 쇼핑으로 푸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우정 이마트 온라인 총괄 부사장은 “고향 방문이나 여행 등으로 장시간 이동수단에 머무는 소비자들이 시간 절약을 위해 명절 후 필요한 상품을 모바일로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연휴 기간의 매출 하락을 모바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는 올 설 연휴 모바일 쇼핑몰에 평소보다 더 많은 할인상품과 쿠폰을 ‘미끼’로 내걸고 손님몰이에 나선다. 이마트몰은 오는 18~22일 하기스 기저귀를 17%, 헨켈 주방세제를 30% 저렴하게 내놓는 등 대대적인 할인전을 연다. 롯데마트몰은 20~25일 1000원 이상 구매 시 쓸 수 있는 무료배송 쿠폰을 뿌리고 간편식, 잡화 등도 할인 판매한다. 송승선 롯데마트 온라인상품팀장은 “명절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여성 소비자를 위주로 다양한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GS홈쇼핑도 차 안에서 조수석에 앉아 쇼핑하는 주부를 집중 공략한다. 모바일 쇼핑몰에 핸드백, 지갑, 보석 등 여성이 좋아하는 품목을 주력으로 배치하고, 카카오톡을 통해 남편 등에게 제품을 선물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조르기’ 기능을 추가했다. NS홈쇼핑은 17~19일 TV 방송상품을 모바일에서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7% 할인 혜택에 7% 적립금을 얹어준다.

옥션은 16~22일 에버랜드, 서울랜드, 워터피아 등 놀이공원 이용권과 숙박, 외식이용권을 최저 반값에 판매한다. G마켓은 28일까지 텐트, 캠핑의자, 자전거, 헬멧 등 레저·스포츠용품을 최대 88% 할인 판매한다.

모바일 쇼핑은 성별과 연령대에 관계없이 빠르게 대중화하는 추세다. 소셜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여성의 모바일 구매 비중은 지난해 70%를 넘어섰고, 남성도 2013년 35%에서 지난해 55%로 급증했다. 모바일 쇼핑에서는 단가가 낮은 생활필수품이 가장 잘 팔린다.

옥션이 지난해 모바일 쇼핑 매출을 분석한 결과 신선식품, 기저귀·분유, 가공식품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옥션 관계자는 “모바일 쇼핑이 생필품을 구입하는 주요 쇼핑 채널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임현우/이현동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