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의식 주문한 김현석 사장 "유로·엔화 약세 위협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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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TV, 9년 연속 세계시장 1위 달리지만…
유럽 불황에 판매 부진 우려
엔저로 경쟁력 회복한 소니, 세계 3위로 복귀하며 추격
중국업체 도전도 큰 부담
유럽 불황에 판매 부진 우려
엔저로 경쟁력 회복한 소니, 세계 3위로 복귀하며 추격
중국업체 도전도 큰 부담
“올해는 삼성 TV 사업에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입니다. ”
지난해 삼성 TV를 9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려놓은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사진)이 최근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는 VD사업부 임직원들을 경기 수원사업장으로 소집한 자리에서다. 이날 행사는 원래 9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 달성을 기념하고 김광연 상무 등 VD사업부에서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받은 수상자를 다시 축하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김 사장이 위기의식을 거듭 강조하면서 행사 분위기도 엄숙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가장 우려한 대외 요인은 유로화와 엔화 약세였다. 유럽은 삼성 TV의 핵심 시장이다. 삼성은 현재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에서 생산한 TV를 유럽 시장 전역에서 팔고 있다.
문제는 유로화 약세 탓에 올해 현지 판매액이 작년과 엇비슷하더라도 원화 환산 매출은 작년보다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리스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삼성의 프리미엄 TV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쟁사인 소니가 엔저를 발판으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2013년 세계 TV 시장 4위였던 소니는 지난해 중국 TCL을 제치고 삼성, LG에 이어 3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소니의 TV 사업은 2013회계연도 255억엔(약 2350억원) 영업적자에서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화질(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데다 엔저 효과를 톡톡히 본 덕분이다. 소니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세계에서 가장 얇은 4.9㎜ 두께의 LCD TV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빠른 부상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위츠뷰에 따르면 세계 TV 시장 4~9위는 모두 중국업체다. 이들 업체의 점유율 단순 합계는 27.3%로 삼성(22.8%)보다 많다.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형은 물론 퀀텀닷(양자점·전류를 흘리면 스스로 빛을 내는 반도체 결정) 등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삼성 UHD TV는 최저가가 150만원 정도지만 중국 샤오미는 50만원대에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이 최근 프리미엄급인 SUHD TV에 퀀텀닷 필름과 금속 디자인을 채용하고도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10% 정도 낮게 책정한 것은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한 결과라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품질은 프리미엄급으로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춰 현재의 위기 상황을 공격적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삼성 관계자는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어떻게 세계 1위를 지키면서 영업이익률도 유지할지가 김 사장을 비롯한 최고위층의 고민”이라고 전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지난해 삼성 TV를 9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려놓은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사진)이 최근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는 VD사업부 임직원들을 경기 수원사업장으로 소집한 자리에서다. 이날 행사는 원래 9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 달성을 기념하고 김광연 상무 등 VD사업부에서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받은 수상자를 다시 축하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김 사장이 위기의식을 거듭 강조하면서 행사 분위기도 엄숙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가장 우려한 대외 요인은 유로화와 엔화 약세였다. 유럽은 삼성 TV의 핵심 시장이다. 삼성은 현재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에서 생산한 TV를 유럽 시장 전역에서 팔고 있다.
문제는 유로화 약세 탓에 올해 현지 판매액이 작년과 엇비슷하더라도 원화 환산 매출은 작년보다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리스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삼성의 프리미엄 TV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쟁사인 소니가 엔저를 발판으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2013년 세계 TV 시장 4위였던 소니는 지난해 중국 TCL을 제치고 삼성, LG에 이어 3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소니의 TV 사업은 2013회계연도 255억엔(약 2350억원) 영업적자에서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화질(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데다 엔저 효과를 톡톡히 본 덕분이다. 소니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세계에서 가장 얇은 4.9㎜ 두께의 LCD TV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빠른 부상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위츠뷰에 따르면 세계 TV 시장 4~9위는 모두 중국업체다. 이들 업체의 점유율 단순 합계는 27.3%로 삼성(22.8%)보다 많다.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형은 물론 퀀텀닷(양자점·전류를 흘리면 스스로 빛을 내는 반도체 결정) 등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삼성 UHD TV는 최저가가 150만원 정도지만 중국 샤오미는 50만원대에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이 최근 프리미엄급인 SUHD TV에 퀀텀닷 필름과 금속 디자인을 채용하고도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10% 정도 낮게 책정한 것은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한 결과라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품질은 프리미엄급으로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춰 현재의 위기 상황을 공격적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삼성 관계자는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어떻게 세계 1위를 지키면서 영업이익률도 유지할지가 김 사장을 비롯한 최고위층의 고민”이라고 전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