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짜장면 배달원과 경찰의 기막힌 협업,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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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장을 만나다 - 최호열 서울 강서경찰서장
치킨·마트 배달원 등 80명 '동네 살피미' 발대식
SNS에 범죄의심 현장 올리면 경찰 즉시 출동
구은수 서울청장 제안에 시작…"동네범죄 소탕작전 함께 펼칠 것"
곰인형 민원실·유치장에 배치…친근한 경찰로 이미지 변신중
치킨·마트 배달원 등 80명 '동네 살피미' 발대식
SNS에 범죄의심 현장 올리면 경찰 즉시 출동
구은수 서울청장 제안에 시작…"동네범죄 소탕작전 함께 펼칠 것"
곰인형 민원실·유치장에 배치…친근한 경찰로 이미지 변신중
![[경찰팀 리포트] "짜장면 배달원과 경찰의 기막힌 협업, 기대하세요"](https://img.hankyung.com/photo/201502/AA.9603409.1.jpg)
지난 12일 오전 서울 화곡동의 강서경찰서로 중국집 치킨집 마트 등에서 일하는 80명이 모여들었다. 이날 출범한 ‘우리동네 살피미’에 지원한 배달원들이다. 이들이 앞으로 배달 중 알게 된 범죄 의심 현장 등을 네이버 밴드에 올리면 경찰이 즉시 출동한다. 동네 구석구석을 꿰뚫고 있는 배달원과 경찰의 협업인 셈이다.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부터 가정폭력이 의심스러운 주택 가정, 각종 폭력과 성범죄 등도 신고 대상이다.
이 같은 협업은 최호열 강서경찰서장(49·사진)이 주도하고 있다. 기자와 만난 최 서장은 “경찰관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치안 수요에 완벽하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며 “지역의 지리에 밝고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는 배달원들과의 협업이 안전한 지역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동네 살피미’가 출범한 계기도 성폭행 미수범을 잡은 배달원의 활약 때문이었다. 지난달 이 지역 중국집의 한 배달원이 전자발찌를 찬 채 성폭행을 시도하려던 남성을 직접 제압해 체포에 기여한 것. 당시 표창장을 수여하기 위해 강서경찰서를 찾은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배달원과의 협업 치안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아이디어를 냈다.
최 서장은 “제안을 듣자마자 지역 내 중국집, 치킨집, 마트 등에 연락해 배달원을 수소문했다”며 “80명의 배달원이 대가 없이 일해 보겠다고 자원해 1차로 발대식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서장은 기본(fundamental), 친절(friendliness), 공정(fairness)의 앞글자를 딴 ‘3F 정신’을 늘 강조한다. 민원실과 유치장 곳곳에 크고 작은 곰인형을 배치하도록 한 것도 시민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다소 삭막한 분위기의 다른 경찰서와 달리 강서경찰서에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곰인형이 민원인들을 맞이한다.
최 서장은 “청소년경찰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이 ‘경찰이라고 하면 무서운 이미지’라고 했던 것에서 착안했다”며 “시민 입장에서는 경찰서를 방문하는 일 자체가 부담스러운데 곰인형을 둔 것만으로도 딱딱한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를 꽤 들었다”고 말했다.
강서경찰서 경찰관들은 매일 아침 출근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같은 ‘친절멘트’를 합창한다. “경찰서를 찾은 민원인이 스스럼없이 바로 말을 건넬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최 서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그런 취지에서 ‘1명의 경찰관이 1일에 2명 이상의 시민에게 말을 건네자’는 ‘공감112’ 캠페인도 시작했다. 최 서장은 “순찰하다가 문을 열어 놓은 집을 보면 ‘이렇게 해 놓으시면 위험합니다’와 같은 간단한 이야기를 건네는 것으로도 시민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부후보 41기인 최 서장은 동대문경찰서와 종암경찰서 정보과장,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기획정보과장 등을 지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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