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해외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중국 미국 일본 등의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엔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씩 자금이 몰렸다. 환매가 줄을 이었던 작년과 비교할 때 완전히 달라진 양상이다.

◆1주일 만에 1000억원 몰린 해외펀드

국내선 안되겠어…"펀드, 물 건너 가자"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해외주식형펀드로 순유입된 자금이 54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 주간의 자금 순유입 규모는 1002억원에 달했다.

해외주식형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수익률이 반 토막 나자 ‘애물단지’로 바뀌었다. 2008년 57조원에 달했던 펀드 설정액이 현재 16조원대로 쪼그라든 상태다. 미국 중국 인도 등 일부 지역의 펀드 수익률이 회복됐지만 작년에만 4조원 정도의 투자 자금이 빠져나갔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펀드에서 손실을 많이 봤던 투자자들은 그동안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회복되면 바로 환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작년 중국 정부가 후강퉁 제도를 시행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미국 인도 등의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늘자 해외펀드 투자자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본토>미국>신흥아시아 순

장기간 박스권 증시에 갇혀 마이너스 수익률에 지친 국내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이 일부 국가의 주식을 집중 매수하는 펀드로 갈아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선진국이나 신흥국 등 한쪽 지역에 몰빵 투자하던 과거와 달리 올 들어선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 신흥아시아 등 신흥국에도 고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중국본토펀드(1808억원) 북미펀드(638억원) 신흥아시아펀드(438억원) 일본펀드(304억원) 등이 한 달 새 300억~1808억원씩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들 지역 펀드의 지난 1년 수익률도 대부분 두 자릿수로 좋은 편이다.

문남중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해도 선진국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와 구조 개혁이 한창 진행 중인 유럽, 일본, 아시아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같은 지역의 펀드라도 운용사 전략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