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맨 오른쪽)이 10일 열린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전경련 회장에 재선임된 후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맨 오른쪽)이 10일 열린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전경련 회장에 재선임된 후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10일 “법인세 인하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각국 사례를 토대로 우려의 목소리를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부에서 법인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재계단체 수장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허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제35대 회장으로 선임돼 회장직을 3연임하게 됐다. 2011년 2월부터 전경련을 이끌고 있는 허 회장은 2017년 2월까지 2년 더 회장을 맡는다. 전경련은 또 이장한 종근당 회장(63)을 회장단 멤버로 영입했다.

허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와 관련한 최종 결정은 정부가 하겠지만 법인세를 낮추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한국만 올린다면 (기업들의) 경영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경련 주도로 법인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입장을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법인세와 관련한) 각국 사례를 토대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선 “새롭게 시작되는 2년의 임기 동안 (한국 경제의)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며 “(우리 기업들도) 하루빨리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기풍을 되살려 구조적 장기불황의 우려를 털어내고 힘차게 전진하자”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회장단도 일부 재편했다. 지난해 경영난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강덕수 전 STX 회장과 현재현 동양 회장이 회장단에서 빠졌다. 이장한 회장이 새로 합류, 전경련 회장단은 21명에서 20명으로 줄었다.

새로 회장단에 합류한 이 회장은 1993년 타계한 이종근 종근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이 회장은 1993년부터 전경련 이사로 활동해 왔으며 한·이탈리아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그동안 허영섭 전 녹십자 회장,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 등이 회장단으로 활동했으나 2007년 이후 제약업계를 대표할 사람이 없었다”며 “종근당의 기업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이런 점을 고려해 이 회장을 회장단에 영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전경련이 ‘이장한 회장 합류’라는 나름의 성과를 냈지만 ‘위상 강화’로 보기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전경련은 ‘힘있는 그룹 회장들의 참여율이 낮아지면서 재계 대표단체라는 위상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부터 회장단 추가 영입을 추진해왔다.

회장단 문호를 재계 서열 50위권으로 확대하고, 제조업 중심에서 금융, 서비스업 등으로 넓힌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영입 대상이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등이 모두 고사하면서 무산됐다. 올해도 허 회장 주도로 추가 영입에 나섰지만 이 회장 외에 주요 그룹 회장이 모두 영입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