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무부장, 아들 취업 청탁 의혹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장관·사진)이 과거 미국계 투자은행인 JP모간에 아들 가오줴(高珏)의 취업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이 JP모간이 가오줴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아직까지 가오 부장이 이 사건에 직접 관련됐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가오 부장이 아들 취직을 위해 JP모간 고위 관계자와 접촉한 정황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WSJ에 따르면 2006년 7월 당시 상무부 부부장(차관)이었던 가오 부장은 JP모간 고위급 경영자 중 한 명이었던 윌리엄 데일리와 만났다. 이듬해 여름 가오줴는 이 회사에 취직했다. WSJ는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JP모간 직원들은 데일리가 가오줴의 취업을 지원한다고 믿었다”고 전했다. 특히 JP모간은 당시 인사 담당자들의 ‘자격 미달’이라는 만류에도 가오줴 채용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줴는 취업비자가 만료돼 정상적으로 취업할 수 없는 처지였다.

가오줴는 또 입사 8개월 뒤인 2008년 3월 취업비자 문제가 불거져 정리해고 대상에 올랐지만, 가오 부장이 JP모간 중국 투자은행부문 대표와 저녁식사를 한 뒤 흐지부지됐다. 가오 부장은 당시 “아들을 해고대상에서 빼주면 신경을 써주겠다”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줴는 이후 동료에게 음란 메일을 보냈다가 회사로부터 최후 통첩성 경고를 받기도 했다. 결국 그는 2009년 3월 골드만삭스로 자리를 옮겼다.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계 기업이 중국 공산당 전·현직 고위간부 자제들을 채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른바 ‘관시(關係)’를 사업에 이용해왔다는 의혹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장손인 장즈청을 채용한 바 있고,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아들 주윈라이도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모건스탠리 등으로 자리를 옮겨다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