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애 아이앤이 사장(왼쪽부터)과 백순복 로코코 사장, 박은혜 모루와 사장, 염평용 인투칸 마케팅팀장이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공정애 아이앤이 사장(왼쪽부터)과 백순복 로코코 사장, 박은혜 모루와 사장, 염평용 인투칸 마케팅팀장이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백순복 사장이 1999년 창업한 로코코는 귀금속 액세서리 및 드립백(dripbag·부직포 재질의 티백) 커피 판매 업체다. 보석 매장 세 곳과 온라인 쇼핑몰,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다. ‘우아한 여성’이란 뜻이 담긴 로코코를 창업한 뒤 백 사장은 하루 5시간 이상을 자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직원들을 먼저 퇴근시킨 뒤 밤에도 매장을 지켰고 주말에는 직접 손님을 만났다.

백 사장과의 ‘톡톡방’에는 최근 사업을 시작한 새내기 세 명이 자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커피와 보석이다. 공정애 아이앤이 사장은 지난해 8월 커피 찌꺼기를 에너지 자원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로 창업했다. 박은혜 모루와 사장은 액세서리 주문제작을 지난해 6월부터 하고 있다. 염창용 인투칸 마케팅팀장은 맛있는 동네 커피숍을 소개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든다.

○“환경운동 동참 느끼게”

공 사장이 “버려지는 원두커피 찌꺼기를 가공해 발전소 원료, 비료 제품, 향초 등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소개하자 백 사장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찌꺼기를 제대로 확보해 시스템화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 사장이 “그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털어놓자 백 사장은 해법을 제시했다.

“커피숍을 돌면서 ‘착불로 받을 테니 커피 찌꺼기를 보내만 달라’고 하세요. 커피숍 점주들에게 아이앤이에 대해 ‘친환경 사업을 하는 회사’라는 인식이 생기도록 예쁜 스티커를 만들어 자체 택배 상자에 붙여서 나눠주세요. 그러면 점주 사이에서 ‘환경 운동에 동참한다’는 자부심이 퍼지면서 찌꺼기를 보내는 곳이 늘어날 겁니다.”

○초보 창업은 ‘길목’이 좌우

염 팀장은 궁금한 내용을 노트에 빼곡히 적어 왔다. 그가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 묻자 백 사장은 “길목”이라고 답했다. 염 팀장이 “하지만 대부분 창업 새내기들은 돈이 모자라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하자 백 사장은 “좋은 길목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자금이 부족하다면 매장의 크기를 줄여서라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선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유동인구의 주머니 사정까지 파악할 만큼 꼼꼼해야 한다”며 “사업을 시작한 이상 우리는 ‘주머니 털이범’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손님 응대는 ‘칭찬’과 ‘기억’

박 사장은 “보석 매장을 방문한 손님을 대하는 게 어렵다”고 털어놨다. 백 사장은 “손님 응대의 기본은 칭찬과 기억”이라며 “매장에 들어온 손님에게 웃으면서 말을 건네고 옷차림 등을 칭찬해 주면 분위기가 금세 좋아진다”고 제안했다. 이어 “한 번 본 손님은 머릿속에 외웠다가 다시 방문했을 때 그 기억을 상기시키라”고 덧붙였다.

○진심 담은 ‘손편지’

새내기 창업자들이 “사업이 예상보다 어렵다”고 하소연하자 백 사장은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

“언젠가 제가 한 업체 사장에게 ‘커피를 보내겠다’고 약속한 뒤 깜빡 잊어버렸어요. 1주일쯤 지난 뒤 그 생각이 불현듯 났고, 자필 편지를 커피와 함께 들고 자택 경비실에 맡겨뒀습니다. 그 사장님으로부터 ‘약속을 지켜서 고맙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백 사장은 “사업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라며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면 언젠가 다 돌아오게 돼 있더라”고 말했다. “저는 고객 선물 등으로 매년 2000여만원을 씁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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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