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개통 예정인 호남고속철(KTX)은 결국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다만 현재 운행 중인 용산~서대전~계룡~논산 구간에는 별도로 하루 18편의 KTX가 투입된다. 서대전역 경유를 놓고 지역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토교통부는 5일 밤 두 지역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증편’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호남선 KTX의 이용률은 지난해 기준 72.3%(경부KTX는 103%)로 만성적인 적자 노선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주말 기준 62회 운행 중인 노선에 24회(호남KTX 6회, 용산~논산 18회) 추가 운행이 늘어나면 열차 내 빈자리는 물론 열차 증편에 따른 비용도 늘어난다.

국토부가 밤늦게 운행계획을 확정한 데는 정치권의 압력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국토부의 운행계획 확정은 호남KTX를 직접 운영할 코레일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출범 9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하고 올해 1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호남KTX와 관련한 코레일의 계획은 주말 기준 하루 82회 운행하되, 이 가운데 18회만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4월부터 국토부 계획에 따라 호남과 대전 양쪽을 고려한 증편 계획을 새로 짜야 한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