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결혼 붐…고독·빈곤서 최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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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불황 겹쳐 고립감·빈곤감 심화, 전문 정보 회사 늘어
최근 일본 결혼 시장의 유력한 키워드는 ‘J혼(婚)’과 ‘고령 결혼’이다. 연애·결혼의 연기·포기가 심화되면서 성혼 불황에 빠진 업계가 주목하는 키워드다. J혼은 ‘자위대원+결혼’의 신조어다. 자위대원의 몸값이 뛰면서 이들과 결혼하려는 미혼 여성이 꽤 늘었다. 미래 불안을 낮춰 줄 유력한 남편 후보로 자위대원이 등극한 덕분이다. 신뢰적인 이미지에 공무원의 안정성까지 겸비했으니 당연지사다.
반면 떠들썩한 J혼보다 더 파워풀한 키워드는 ‘고령 결혼’이다. 인생 후반전 최후의 사랑을 위한 결혼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고령 결혼 비즈니스가 활황이다. 고령 커플의 탄생 배경은 복합적이다. 일단 건강이다. 심신 건강은 수명 연장과 동의어로 살아갈 절대 시간이 늘었다는 것을 뜻한다. 미래 불안도 뒤늦은 결혼을 재촉한다. 경제적인 이유도 크다. 결혼 속내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예전엔 노후 고독을 탈피하기 위해 고령 결혼을 택했다면 최근엔 장수 빈곤의 금전 한계가 자주 거론된다. 적은 수급연금 때문에 노후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단신 노후에 불황까지 겹쳐 고립감·빈곤감은 더 심화 중이다.
결혼 업계의 노인 회원이 급증했다. 출발은 4년 전인 2011년부터다. 베이비부머(1947~1949년생)의 퇴직 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즈음이다. 이들 베이비부머들은 아직 60대 중반으로 향후 10년간 결혼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으로 붐을 낳았던 혼활(婚活:결혼을 위한 활동)이 정착된 것도 한몫했다. 상담 업계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 회원은 과거 10%도 안 됐지만 지금은 최대 60~70%에 이르는 곳도 있다.
고령 회원 최대 60~70% 차지 ‘급증’
중·고령자 전문의 결혼 정보 회사도 많다. 창업 50년의 ‘아카네카이’는 중년부터 시니어까지 아우르는 특화 회사다. ‘어른의 사랑’을 표방하며 대면 만남부터 각종 파티·이벤트를 통해 성혼을 주선한다. 건강해진 고령 남녀의 증가세에 주목해 작년엔 오사카지점까지 개설했다. 적극적인 영업 행보다. 고령 결혼은 청년의 성혼 작업보다 한결 수월하다. 인생 경험 덕분에 비교적 매너가 좋은 이가 많다. 업계로서는 안심하고 주선할 수 있다. 성혼 만족도는 높다. 반면 결혼상담소의 난립에 따른 불만과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생각보다 원만한 결혼 골인은 드문 듯하다. 당사자들은 좋아도 주변 피붙이는 잘 반기지 않는다. 유산과 가족 관계 등에서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연애 중 파탄 사례도 적지 않다. 교토에선 상담소 소개로 만나 결혼한 75세 남성이 68세 여성을 독살한 사건도 발생했다. 일부는 법적 결혼 대신 사실혼을 택하기도 한다. 가족 반대를 우려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들을 넘자면 사실혼이 대안이다.
실제로 60대 이상의 결혼 관련 갈등 상담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부터 전체의 갈등 건수는 하락세지만 유독 고령 사례는 증가세다. 2009년 13%였던 게 2014년(12월 15일 기준) 21%까지 늘었다. 상담자 5명 중 1명이 고령자란 의미다. 고령 결혼의 당위성이 보다 검증되면 향후 관련 수요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전 게이오대 방문교수)
<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BUSINESS 1000호 제공 기사입니다 >
반면 떠들썩한 J혼보다 더 파워풀한 키워드는 ‘고령 결혼’이다. 인생 후반전 최후의 사랑을 위한 결혼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고령 결혼 비즈니스가 활황이다. 고령 커플의 탄생 배경은 복합적이다. 일단 건강이다. 심신 건강은 수명 연장과 동의어로 살아갈 절대 시간이 늘었다는 것을 뜻한다. 미래 불안도 뒤늦은 결혼을 재촉한다. 경제적인 이유도 크다. 결혼 속내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예전엔 노후 고독을 탈피하기 위해 고령 결혼을 택했다면 최근엔 장수 빈곤의 금전 한계가 자주 거론된다. 적은 수급연금 때문에 노후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단신 노후에 불황까지 겹쳐 고립감·빈곤감은 더 심화 중이다.
결혼 업계의 노인 회원이 급증했다. 출발은 4년 전인 2011년부터다. 베이비부머(1947~1949년생)의 퇴직 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즈음이다. 이들 베이비부머들은 아직 60대 중반으로 향후 10년간 결혼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으로 붐을 낳았던 혼활(婚活:결혼을 위한 활동)이 정착된 것도 한몫했다. 상담 업계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 회원은 과거 10%도 안 됐지만 지금은 최대 60~70%에 이르는 곳도 있다.
고령 회원 최대 60~70% 차지 ‘급증’
중·고령자 전문의 결혼 정보 회사도 많다. 창업 50년의 ‘아카네카이’는 중년부터 시니어까지 아우르는 특화 회사다. ‘어른의 사랑’을 표방하며 대면 만남부터 각종 파티·이벤트를 통해 성혼을 주선한다. 건강해진 고령 남녀의 증가세에 주목해 작년엔 오사카지점까지 개설했다. 적극적인 영업 행보다. 고령 결혼은 청년의 성혼 작업보다 한결 수월하다. 인생 경험 덕분에 비교적 매너가 좋은 이가 많다. 업계로서는 안심하고 주선할 수 있다. 성혼 만족도는 높다. 반면 결혼상담소의 난립에 따른 불만과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생각보다 원만한 결혼 골인은 드문 듯하다. 당사자들은 좋아도 주변 피붙이는 잘 반기지 않는다. 유산과 가족 관계 등에서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연애 중 파탄 사례도 적지 않다. 교토에선 상담소 소개로 만나 결혼한 75세 남성이 68세 여성을 독살한 사건도 발생했다. 일부는 법적 결혼 대신 사실혼을 택하기도 한다. 가족 반대를 우려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들을 넘자면 사실혼이 대안이다.
실제로 60대 이상의 결혼 관련 갈등 상담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부터 전체의 갈등 건수는 하락세지만 유독 고령 사례는 증가세다. 2009년 13%였던 게 2014년(12월 15일 기준) 21%까지 늘었다. 상담자 5명 중 1명이 고령자란 의미다. 고령 결혼의 당위성이 보다 검증되면 향후 관련 수요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전 게이오대 방문교수)
<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BUSINESS 1000호 제공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