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사업자 간 요금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높은 스마트폰 가격과 요금제로 인해 소비자들은 통신 3사에서 눈을 돌려 알뜰폰을 찾고 있다. 정부의 알뜰폰 육성 정책도 지속될 예정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인지도도 올라갔다는 평가다. 사업자들은 올해 알뜰폰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요금제 출시를 통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반값 LTE·고3폰…알뜰폰 '요금전' 뜨겁네
○알뜰폰 시장 성장 ‘원년’

올해 알뜰폰 업계에는 다양한 요금제가 쏟아질 전망이다. 사업자들은 파격적인 저가 요금제를 출시해 시장을 흔들고 해외 사업자와 기존 통신 3사의 요금제를 적극 벤치마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T그룹 계열사인 케이티스는 지난달 13일 월 기본료 9900원에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LTE 표준요금제를 내놓았다. 월 1만원 미만으로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는 국내 최초다. 그동안 통신 3사가 3G 표준요금제를 비인기 스마트폰 판매용으로만 활용한 데 착안했다.

케이티스 MVNO 마케팅 전략부는 “기존 표준요금제는 3G망밖에 이용할 수 없고 데이터 요율이 비싸 요금 폭탄이 우려됐다”며 “LG전자의 폴더형 LTE 스마트폰인 와인스마트폰에 맞춰 휴대폰 사용량이 적은 이용자를 위해 LTE 표준요금제를 처음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은 LTE 할인요금제인 ‘요금반값플랜’을 지난 4일 출시했다. 신규 스마트폰을 사는 이용자가 단말기지원금 대신 요금지원금을 선택하면 2년간 매달 요금을 50% 할인해주는 제도다. 이 회사는 업계 최초로 약정이 없는 ‘조건없는 LTE 유심요금제’를 2013년 10월에 선보이기도 했다.

최수영 CJ헬로비전 홍보팀 과장은 “당시 소비자들이 가입 이후 몇 달 내 탈퇴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사내에 있었다”며 “단통법 이후 유심요금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경쟁사들도 같은 요금제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저가·LTE 요금제 라인업 확대와 더불어 다양한 맞춤형·제휴 요금제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 SK텔링크는 00700 국제전화를 10분 이상 사용하면 추가로 10분을 무료 제공하는 ‘10플러스 요금제’를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여름에는 온라인 교육업체 메가스터디와 손잡고 고교생 학습에 특화된 ‘고3폰’을 내놓기도 했다. 복잡한 기능을 빼고 인터넷 강의 혜택 등을 제공하는 요금제다.

○가입자 1년 새 두 배로 증가

업계에서 요금제 경쟁에 주력하는 이유는 올해 알뜰폰 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판단에서다. 가입자 유치의 물꼬가 터진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6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4년 12월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통신 3사 계열 알뜰폰 가입자는 458만3890명을 기록, 전체 가입자의 8.01%를 차지했다. 전년 12월(4.5%)보다 약 두 배로 증가한 수치다.

알뜰폰 업계에서 저가 요금제와 인기 스마트폰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통신 3사의 비싼 스마트폰과 요금제를 쓰던 소비자가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기존의 3G·선불폰 위주의 라인업에서 LTE·후불폰으로 출시 상품이 다변화되면서 알뜰폰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 단통법으로 인해 브랜드 인지도도 개선됐다. 미래부는 연내 10%까지 알뜰폰 비중을 늘린다는 게 목표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