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동지였던 구글과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가 적으로 돌아섰다. 구글이 자체적인 차량 공유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구글이 무인자동차(사진) 개발팀과 함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때 구글과 우버는 끈끈한 동지관계였다. 구글은 2013년 우버에 2억5800만달러(약 2838억원)를 투자했다. 이후 데이비드 드루먼드 구글 부사장을 우버 이사회에 합류시키며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오월동주 우버 이사회

사건의 발단은 드루먼드 부사장이 최근 우버 이사회에서 구글의 차량 공유앱 개발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이미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팀은 이 앱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우버의 핵심 사업이다. 구글이 우버의 심장부에서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이사회에서 두 기업은 오월동주(吳越同舟)의 관계가 됐다. 우버 이사회는 현재 드루먼드 부사장을 내쫓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우버도 가만히 당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구글이 2~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공들이는 무인자동차 개발에 맞불을 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버가 카네기멜론대(CMU), 미국 국립로봇기술센터(NREC) 연구진과 협력해 자율주행차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자율주행 기술 관련 과학자 50여명을 고용했다. 단지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직접 차량을 제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유경제발 교통 지각변동

자율주행차와 공유경제 네트워크의 결합은 교통 시스템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의 등장에 가장 환호할 곳은 택시회사다. 현재 법인택시 매출의 50%는 기사 인건비로 나간다. 만약 택시회사가 자율주행차를 도입한다면 수익률이 급격히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가까운 곳에 주차돼 있던 자율주행차가 달려온다. 차량 탑승 후 목적지를 말하면 차가 알아서 데려다 준다. 하차시 사용료는 자동으로 결제된다. 렌터카와 택시의 구분도 없어진다. 운수업계 종사자들의 대규모 해고도 예견된다.

자율주행차는 소유보다 공유에 적합하다.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의 연구 결과 자율주행차 공유는 일반 승용차 소유에 비해 ㎞당 운행비용을 81%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34%의 응답자가 모르는 사람의 자동차를 빌려 탈 수 있다고 응답했다. 차량 공유가 편해지면서 공유경제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 ‘서비스 회사로 간다’

자동차 이용 패러다임이 소유에서 공유로 넘어가면서 자동차 제조업체의 타격도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자율주행자동차 전기차 수소차 등 신기술 차량에 대한 수요가 생기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

포드는 이 같은 미래를 예견하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 포드는 세계 각지에서 진행 중인 25가지 공유경제 실험을 발표했다. 우버처럼 차량을 공유하거나 다른 사람과 차를 바꿔 타는 등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 모델을 선보였다. 각종 차량 공유 서비스를 선점해 포드가 제조한 신차의 안정적인 수요처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