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티스가 '이찬진 체제'로 가는 사전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최대주주 설진영 대표의 자사주 매각이 체제 개편의 신호탄이란 해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설진영 포티스 대표는 지난 28일 자사 주식 55만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설 대표는 포티스의 최대주주로, 이번 주식 매각으로 지분은 2.78%포인트 줄어든 6.92%가 됐다.

업계에서는 설 대표의 지분 매각을 두고 포티스가 이찬진 대표 체제로 가는 '수순밟기'에 들어간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포티스는 지난해 8월 이찬진 대표와 HSBC증권 애널리스트 등이 신규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10월 포티스는 설진영 단일대표에서 이찬진, 설진영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 배경에는 채무상환 등 설 대표의 개인적인 사정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큰 그림으로 본다면 이찬진 체제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매각에 따라 두 대표의 지분도 근소한 차이로 좁혀졌다. 이날 현재 이찬진 대표의 지분은 6.28%로 설 대표와의 격차는 0.64%포인트에 불과하다.

다만 설 대표가 단기간 내 추가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찬진 체제 가동의 목적은 신사업 진출인데, 올해 포티스의 최우선 과제는 신사업이 아닌 실적 정상화이기 때문이다.

포티스 측은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실적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신사업 육성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티스는 2013년 59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57억8800만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내면서 연간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정상화된다면 연말에서 내년초쯤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고 최대주주도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설 대표의 주식 처분은 장내에서 이뤄지기 보다 다른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지분 교환 방식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