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한숨만 느는 보육교사‥‘사회적 배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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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어린이집 보육교사 문제가 연일 화제입니다. 최근 빚어진 보육교사의 아동 폭행사건을 시작으로 보육교사의 처우와 채용방식까지 전반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소식 알아봤습니다.
<앵커> 인천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죠. 저도 유치원 보육교사가 아이를 때리는 동영상 보면서 참 끔찍하다 싶은 사건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지난 17일 어린이집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4살짜리 아동이 점심식사후에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뺨을 강하게 얻어맞는 영상이 돌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 사건으로 어린이집 교사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어린이집 원장 역시 불구속 입건되고, 어린이집은 15일간 운영정지가 됐습니다.
<앵커> 사건 때문에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안좋아졌을 것 같아요. 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부모 입장에서는 얼마나 걱정이 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아동폭행 사건, 살인사건이나 천인공노할 사건들이 연일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폭행사건이 상대적으로 큰 사건이 아닐수도 있겠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실로 엄청났습니다. 다름 아닌 우리 아이들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겠죠.
문제는 이렇게 보육교사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지면서 전국 30만명에 달하는 보육교사들의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지고 자존감마저 잃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아이들 보는 일, 해본 사람만 알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주변에 어린이집 교사하는 친구가 있는데, 사건 이후에 학부모들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경우가 많아서 상당히 괴롭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끼리 싸우다가 다쳐서 “학부모님 애들이 다퉈서 무릎이 약간 다쳤습니다.” 하고 얘기를 하면 “네. 괜찮은데 우리 애들 때리지만 말아주세요”라고 학부모들이 그렇게 걱정을 한다고 하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렇게 사회적 인식이 나빠지면서 보육교사직을 자발적으로 내려놓고 나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자기 일에 대한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것만큼 일하기 싫은 경우는 없겠죠. 정부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급히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 보육교사를 앞으로 국가고시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기존에는 보육교사를 하려면 자격증을 따야 했죠. 이걸 국가고시로 전환하면 보육교사 선발 자체에 대해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배출된 2급 보육교사의 절반이 학점은행제로 교사자격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육교사가 되려면 아동가족 전문학사 학위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보육과목을 이수해야 하지만 평생교육원을 통해서 학점은행제 방식으로 보육교사 자격증과 전문학사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학점은행제란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교육기관에서 4년제 학점을 취득하면 4년제 대학졸업으로 인정을 받는 제도를 말합니다. 제대로 된 검증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 의원에 따르면 4년제 대학과 2, 3년제 대학에서 배출되는 보육교사는 지난 2010년 2만9천명수준에서 2014년 2만6천명 수준으로 3천명 넘게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학점은행제 방식으로 배출된 보육교사는 1만6천명에서 4만1천명으로 무려 2만5천명이 증가했습니다.
<앵커> 엄청나네요. 그러니까 최근 4년동안 늘어난 보육교사 가운데 학점은행제를 통해서 배출되는 교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얘기로군요. 더 제대로 된 검증이 필요한 이유, 알 것 같습니다.
<기자> 앞으로 보육교사는 인터넷으로 자격시험을 볼 수 없게 됩니다. 대학 교육과정도 개편이 됩니다. 기존보다 현장실습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강화됩니다. 보육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여야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앵커> 학부모들이 불안한 건 내 자녀가 학대를 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죠. 보통 부모들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하러가기 때문에 아이를 챙길 여력이 없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처럼 아동학대가 일어나는지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확실히 갖추기로 했습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 포상금이 강화되는데요. 현재 포상금은 최대 1천만원입니다. 이걸 2천만원으로 두배로 늘렸습니다. 이와 함께 CCTV 설치도 의무화됐습니다.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 감정노동자인 보육교사의 인권을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습니다만, CCTV설치가 어린이집을 인가받을 때 의무화되고 부모가 원하면 언제든지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앵커> 감시가 강화되는 게 대응책이 될 수는 있겠지만, 어린이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신고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결국 동료 교사들일텐데, 아무리 포상금이 강화된다고 해도, 내부에서 이렇게 신고를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기자> 맞습니다. 신고자가 신고를 해서 2천만원을 받는다고 해도, 고발을 하게 되면 어린이집도 관리감독 소홀로 함께 불이익을 보게 되죠. 사실을 알게 된 원장이 신고한 보육교사, 내부고발자를 계속 고용하려고 할까요? 또 입소문이 나게 된다면 신고한 보육교사가 다른 어린이집으로 간다는 것도 사실상 쉽지 않겠죠. 일각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이번 대책에 대해 임시변통적인 정책이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앞서 얘기가 나왔지만 보육교사들이 하는 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거든요. 보육교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보육교사를 엄격하게 뽑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아동학대와 같은 사건들이 나오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보육교사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때문에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정책을 가져오더라도 아동학대와 같은 문제들을 막을 수가 없다는 주장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육교사들의 처우, 얼마나 안좋을까요. 한 지자체의 경우 어린이집 교사들의 기본급, 민간 어린이집 교사가 117만원에 불과했습니다. 거의 최저임금입니다. 국공립이나 직장 어린이집은 150만원 수준으로 그나마 나았습니다.
<앵커> 이정도 월급을 받으면서 보육교사한테 보육의 질을 높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특히 국공립 어린이집은 일한 연수가 올라갈수록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호봉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무리 오래 일해도 연봉이 거의 그대로인 셈이죠. 국가에서 다양한 지원금이 나오기는 하는데, 어린이집 원장이 이 지원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관리가 안되고 있습니다.
열악한 임금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어린이집 원장의 갑의 횡포, 보상없는 초과근무, 보육교사들의 근무여건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앵커> 보육교사들은 우리나라 부모들이 해야 할 자녀보육을 대신 해주는 고마운 분들이죠. 보육교사 자격을 국가고시 수준으로 강화하고 감시망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서 보육교사를 근로자로서 충분히 인정하고 대우해줘야만 우리나라 보육의 질이 개선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근형기자 lgh0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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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죠. 저도 유치원 보육교사가 아이를 때리는 동영상 보면서 참 끔찍하다 싶은 사건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지난 17일 어린이집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4살짜리 아동이 점심식사후에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뺨을 강하게 얻어맞는 영상이 돌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 사건으로 어린이집 교사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어린이집 원장 역시 불구속 입건되고, 어린이집은 15일간 운영정지가 됐습니다.
<앵커> 사건 때문에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안좋아졌을 것 같아요. 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부모 입장에서는 얼마나 걱정이 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아동폭행 사건, 살인사건이나 천인공노할 사건들이 연일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폭행사건이 상대적으로 큰 사건이 아닐수도 있겠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실로 엄청났습니다. 다름 아닌 우리 아이들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겠죠.
문제는 이렇게 보육교사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지면서 전국 30만명에 달하는 보육교사들의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지고 자존감마저 잃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아이들 보는 일, 해본 사람만 알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주변에 어린이집 교사하는 친구가 있는데, 사건 이후에 학부모들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경우가 많아서 상당히 괴롭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끼리 싸우다가 다쳐서 “학부모님 애들이 다퉈서 무릎이 약간 다쳤습니다.” 하고 얘기를 하면 “네. 괜찮은데 우리 애들 때리지만 말아주세요”라고 학부모들이 그렇게 걱정을 한다고 하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렇게 사회적 인식이 나빠지면서 보육교사직을 자발적으로 내려놓고 나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자기 일에 대한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것만큼 일하기 싫은 경우는 없겠죠. 정부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급히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 보육교사를 앞으로 국가고시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기존에는 보육교사를 하려면 자격증을 따야 했죠. 이걸 국가고시로 전환하면 보육교사 선발 자체에 대해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배출된 2급 보육교사의 절반이 학점은행제로 교사자격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육교사가 되려면 아동가족 전문학사 학위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보육과목을 이수해야 하지만 평생교육원을 통해서 학점은행제 방식으로 보육교사 자격증과 전문학사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학점은행제란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교육기관에서 4년제 학점을 취득하면 4년제 대학졸업으로 인정을 받는 제도를 말합니다. 제대로 된 검증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 의원에 따르면 4년제 대학과 2, 3년제 대학에서 배출되는 보육교사는 지난 2010년 2만9천명수준에서 2014년 2만6천명 수준으로 3천명 넘게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학점은행제 방식으로 배출된 보육교사는 1만6천명에서 4만1천명으로 무려 2만5천명이 증가했습니다.
<앵커> 엄청나네요. 그러니까 최근 4년동안 늘어난 보육교사 가운데 학점은행제를 통해서 배출되는 교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얘기로군요. 더 제대로 된 검증이 필요한 이유, 알 것 같습니다.
<기자> 앞으로 보육교사는 인터넷으로 자격시험을 볼 수 없게 됩니다. 대학 교육과정도 개편이 됩니다. 기존보다 현장실습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강화됩니다. 보육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여야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앵커> 학부모들이 불안한 건 내 자녀가 학대를 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죠. 보통 부모들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하러가기 때문에 아이를 챙길 여력이 없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처럼 아동학대가 일어나는지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확실히 갖추기로 했습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 포상금이 강화되는데요. 현재 포상금은 최대 1천만원입니다. 이걸 2천만원으로 두배로 늘렸습니다. 이와 함께 CCTV 설치도 의무화됐습니다.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 감정노동자인 보육교사의 인권을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습니다만, CCTV설치가 어린이집을 인가받을 때 의무화되고 부모가 원하면 언제든지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앵커> 감시가 강화되는 게 대응책이 될 수는 있겠지만, 어린이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신고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결국 동료 교사들일텐데, 아무리 포상금이 강화된다고 해도, 내부에서 이렇게 신고를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기자> 맞습니다. 신고자가 신고를 해서 2천만원을 받는다고 해도, 고발을 하게 되면 어린이집도 관리감독 소홀로 함께 불이익을 보게 되죠. 사실을 알게 된 원장이 신고한 보육교사, 내부고발자를 계속 고용하려고 할까요? 또 입소문이 나게 된다면 신고한 보육교사가 다른 어린이집으로 간다는 것도 사실상 쉽지 않겠죠. 일각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이번 대책에 대해 임시변통적인 정책이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앞서 얘기가 나왔지만 보육교사들이 하는 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거든요. 보육교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보육교사를 엄격하게 뽑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아동학대와 같은 사건들이 나오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보육교사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때문에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정책을 가져오더라도 아동학대와 같은 문제들을 막을 수가 없다는 주장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육교사들의 처우, 얼마나 안좋을까요. 한 지자체의 경우 어린이집 교사들의 기본급, 민간 어린이집 교사가 117만원에 불과했습니다. 거의 최저임금입니다. 국공립이나 직장 어린이집은 150만원 수준으로 그나마 나았습니다.
<앵커> 이정도 월급을 받으면서 보육교사한테 보육의 질을 높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특히 국공립 어린이집은 일한 연수가 올라갈수록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호봉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무리 오래 일해도 연봉이 거의 그대로인 셈이죠. 국가에서 다양한 지원금이 나오기는 하는데, 어린이집 원장이 이 지원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관리가 안되고 있습니다.
열악한 임금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어린이집 원장의 갑의 횡포, 보상없는 초과근무, 보육교사들의 근무여건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앵커> 보육교사들은 우리나라 부모들이 해야 할 자녀보육을 대신 해주는 고마운 분들이죠. 보육교사 자격을 국가고시 수준으로 강화하고 감시망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서 보육교사를 근로자로서 충분히 인정하고 대우해줘야만 우리나라 보육의 질이 개선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근형기자 lgh0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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