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서양의학에 대응하는 말로, 종합적인 생명현상을 동적으로 관찰하여 내적 생명력을 근본적으로 배양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의학적 치료의 장점을 꼽는다면 바로 원인치료와 예방치료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원인치료는 무엇을 의미할까? 인체 건강의 근간을 회복하거나 북돋아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통의 보약개념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구한말 갑신정변으로 크게 다친 민영익을 살리기 위해 의사이자 선교사인 미국인 알렌이 수술치료를 진행했는데, 상처가 잘 아물지 않자 한의사인 궁중 어의가 개고기를 먹게 해 회복에 큰 도움을 준 사례가 바로 보약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적 한방치료를 체계화해나가고 있는 보명한의원의 조석용 대표원장은 과학적인 원인치료를 위해서는 질환을 규정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소 막연한 의미의 보약이 아니라 해당 질환에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치료과정이 규정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도 보명한의원은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HPV)나 몰로스컴 바이러스(MCV)가 원인이 되는 사마귀 질환 중점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한방의료기관이다.



조석용 원장은 원인치료를 설명하기 위해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면역력`이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의학적 개념이기는 하지만, 치료의 전문성을 위해서는 각 질환이 가지는 `특성`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마귀는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발병이 어렵기 때문에 치료기전이 밝혀져 있지 않아 백신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치유가 되기까지 방치하는 경향이 많은 질환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관이 흉측한 피부질환이고 일단 발병하면 급성 피부트러블과 달리 잘 낫지 않는 데다 낫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손발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성기, 항문 등 발병부위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번짐과 전염성이 심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적잖은 불편을 야기한다.



조석용 원장은 사마귀의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인체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한방의 원인치료적인 접근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단 피부질환인 이상 피부에 나타난 각질성, 또는 물집성 병변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도 중요하다면서 질환 특성에 맞는 치료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특히 오랜 사마귀 중점진료 결과 사마귀는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 더 호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부 표면치료를 진행할 때도 천연물을 가공해서 사용하는 한방 피부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조석용 원장은 최근 빈발하는 아토피와 같은 피부 질환과도 사마귀는 다른 측면이 있다고 선을 긋는다.



"사마귀는 인간 유두종바이러스(HPV)라는 뚜렷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원인 불명 질환으로 분류되는 아토피처럼 원인이나 기전을 밝혀내는 과정보다는 바이러스성 질환인 사마귀의 특성에 초점을 맞춘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사마귀와 아토피 합병증은 좀 다른 이야기라고 덧붙인다. 아토피를 통해 피부장벽이 많이 무너져 있는 환자는 사마귀 발병률도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합병증 치료는 중증 사마귀 치료로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면역을 다루는 치료는 사실 경험의 많고 적음도 중요하겠지만, 특정 질환에 집중된 경험을 축적해나가는 것이야말로 치료와 연구의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와우스타 한석주기자 wowstar@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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