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스테어 마날도 ‘바다’ (2008년)
알라스테어 마날도 ‘바다’ (2008년)
신기한 장면이다. 모든 게 공중에 떠 있다. 배도 물고기도 하늘에 둥둥 매달려 있다. 땅바닥에 홀로 서 있는 아이는 이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여인은 뜰채로 물고기를 잡고 있다. 바다가 사라지고, 물에 의지해 살아가던 것들이 새처럼 비행한다. 물고기가 하늘을 훨훨 날았으면 좋겠다는 어린아이의 생각이 사진에서 실현된 것 같다.

사진가 알라스테어 마날도는 이렇게 사진으로 동화를 만든다. 그의 작품엔 사다리를 타고 구름과 별까지 올라가는 장면들도 등장한다. 물론 사진을 찍은 뒤 컴퓨터로 이어 붙인 것이다. 그가 꾸며 놓은 희한한 세상을 보고 상상 속으로 빠져들어가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