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大洞制 되면 동사무소서 구청업무…실질적 행정편의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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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에게 듣는 '자치구 개편'
기존 자치구, 중복투자·행정서비스 불균형 '심각'
교육감 직선 문제많아…지자체와 재정 통합 필요
만난 사람=이재창 지식사회부장
기존 자치구, 중복투자·행정서비스 불균형 '심각'
교육감 직선 문제많아…지자체와 재정 통합 필요
만난 사람=이재창 지식사회부장
2013년 10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지난해 12월8일 서울과 6대 광역시의 자치구·군 의회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자치구·군 의회가 없어지면 해당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는 것이어서 지자체의 반발이 거세다.
심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특별·광역시는 인위적으로 여러 개의 자치구역으로 나뉘어 중복 투자와 주민 서비스의 불균형을 낳고 있는 만큼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선진국은 몇백 년에 걸쳐 지방자치제도를 만들었습니다. 한국은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여년밖에 안 돼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 지방자치가 ‘2할 자치’라는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지방자치 발전 종합계획을 통해 ‘4할 자치’ 이상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지역 주민의 생활 수준 증진을 위해 아무것도 못 한다면 지방자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방자치도 효율적이고 경쟁력이 있어야 지속 가능합니다.”
▷지방자치 발전 종합계획에 대해 평가한다면.
“지방자치 발전에 대해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미봉책이었습니다. 정부는 마치 떡 하나 떼어주는 것처럼 중앙집권적 발상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종합계획은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실행력을 담보한 마스터플랜입니다.”
▷자치구·군 의회 폐지를 놓고 반발이 거셉니다.
“헌법상 특별·광역시 자치구 의회를 폐지하면 자치단체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도시 특성상 구 단위보다 생활 주변의 근린자치 활성화가 더 중요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실질적인 풀뿌리 민주주의입니다. 생활권 단위의 지방자치 구현을 위해 자치구 제도의 개편이 필요합니다. 자치구 의회를 폐지하는 대신 광역시의회 증원과 구정협의회 설치 등 보완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업무보고 때 ‘책임읍·면·동제’와 ‘대동제’를 내놨습니다.
“지방자치가 처음 도입된 1960년 당시 기본 토대는 읍·면·동 기초 단위였습니다. 하지만 자치 역량이 부족해서 1995년 지방자치를 부활시킬 때 한 단계 위인 시·군·구 단위로 묶은 것입니다. 이는 주민 참여 측면에선 풀뿌리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멉니다. 기초자치단체 인구는 20만명이 넘는 곳도 많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와 근린생활 자치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인허가 권한이 구청에서 일선 동으로 넘어가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되면 도시를 한 생활권으로 묶는 광역 행정서비스가 기초 단위에서 주민에게 제공될 것입니다.”
▷교육감 직선제 개선 방안에 대한 논란도 여전합니다.
“2006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당시 목적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고, 부패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정치적 중립이 훼손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교육감 선거 비용이 시·도지사보다 더 많이 드는 게 현실입니다. 2010년 선출된 16명의 교육감 중 4년 임기 동안 9명이 사법처리됐습니다. 직선제가 나쁘고 간선제가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교육감 선거가 문제가 있으니 국민적 합의를 거쳐 제도를 개선하자는 것입니다. 다만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는 함께 가야 합니다. 지방자치는 종합행정으로 교육과 학예에 관한 업무도 시·도지사가 관장하도록 돼 있습니다. 직선제 대안으로 간선제와 임명제, 러닝메이트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관련법 통과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방자치 발전 종합계획은 행정자치부가 관련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물론 정치권에선 이해가 대립할 수 있습니다. 자치구의회 폐지나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통합 운영은 이해 당사자들 때문에 정치적 고려가 상당히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설득이 아니라 당위의 문제입니다. 지속 가능한 지방자치라야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무상보육 등 재정 분담을 놓고 중앙과 지방 간 갈등이 심각합니다.
“중앙과 지방이 재원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공동사무 폐지 등 국고보조사업을 정비해야 합니다. 지방에 사무를 이양할 때는 재정과 인력이 함께 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지방은 정부의 하부기관에 불과했습니다. 이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죽는 길입니다. 지방정부도 이젠 의식을 바꿔야 합니다. 더 이상 중앙정부에 의존해선 안 됩니다. 정부가 할 일은 정부가 하고, 지방에서 할 일은 지방에서 하는 게 맞습니다. 정부가 지자체로 이관해야 할 649건의 사무를 ‘지방일괄이양법’을 제정해 일괄적으로 넘길 예정입니다.”
■ 심대평 위원장은…
△충남 공주 출생 △대전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행정고시 4회 △국무총리 기획조정실 △관선 충남지사·대전시장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민선 충남지사(3선) △17·18대 국회의원 △자유선진당 대표
정리=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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