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예술의 정수로 평가받는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에서 턱수염이 파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투탕카멘 황금마스크가 전시된 카이로 소재 이집트 국립박물관 관리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말 청소 중 황금마스크의 턱수염이 파손됐으며 박물관 직원이 이를 ‘에폭시’ 접착제로 급하게 부착해놨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염을 붙이는 과정에서 마스크 얼굴 부분에 떨어진 접착제를 제거하느라 마스크엔 긁힌 자국마저 남았다. 에폭시는 접착력이 좋아 작업이 용이하지만 한 번 굳으면 제거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장기간 열이나 빛에 노출됐을 때 변색되는 단점이 있어 중요한 유물 복원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직원들이 유물 복원을 졸속 처리한 이유는 상부의 압력 때문이다. AP통신은 “박물관 고위층이 직원들에게 빨리 고쳐 놓으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따라 부적절한 접착제가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박물관은 이 사고를 이집트 유물부에 보고하지도 않아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