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2명의 일본인 인질 석방 조건으로 돈을 요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S가 인질의 목숨을 담보로 돈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IS는 21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72시간 안에 몸값으로 2억달러를 지급하지 않으면 일본인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밝혔다. 거액을 요구하긴 했지만 경제적 이유보다 정치적 이유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IS는 석유를 암시장에 내다 팔고, 점령지역에서 통행세, 소비세를 걷는 등 이미 테러조직 중 가장 강한 재정적 기반을 갖고 있어 돈이 이유는 아닐 것”이라고 보도했다.

IS와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 간 주도권 다툼이 배경이라는 관측도 있다.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적극적 평화주의’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이 국제 분쟁 해결 등에 깊숙이 간여함으로써 일본인이 테러 대상이 된다는 여론과 야당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