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경기당 1.33골을 기록 중인 브리즈번스타디움(사진 = 방송 캡처)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컵 조별리그가 이제 20일(화) 오후 6시에 동시에 벌어지는 두 경기만 남겨놓고 있다. 모두 22경기가 끝난 현 시점에서 놀라운 인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축구 경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무승부 경기가 단 한 경기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골이라도 터지며 22경기 모두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국제대회 역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보기 드문 일이다.



그런데 유독 특정한 경기장의 결과가 눈에 띈다. 그곳은 바로 호주 대륙 동쪽 바닷가에 위치한 브리즈번스타디움이다. 현재까지 모두 여섯 경기가 열린 그곳에서 다섯 경기가 모두 1-0 한 골 승부로 갈렸다. 83%다. 나머지 한 경기(B조, 중국 2-1 우즈베키스탄)만 세 골이 터졌을 뿐이다.



무슨 이유라도 있을까? 둥근 축구공이 어디로 굴러갈 것인지를 쉽게 예측하기 힘든 것처럼 과학적으로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습도 높은 이 지역의 기후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지난 17일(토) 오후 6시(이하 한국 시각)에 그곳 브리즈번스타디움에서 열린 A조 마지막 경기 한국과 호주의 맞대결 장면에서도 확인한 것처럼 나방 떼가 몰려든 것까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악조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축구는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투박한 스포츠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선수들이 체력과 기술을 발휘하는 순간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섬세한 스포츠 중 하나다. 그러므로 습도가 높거나 나방과 같은 뜻밖의 방해 요소가 작용한다면 당연히 선수들이 집중할 수 없게 되므로 경기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요소들이 이번 대회 브리즈번스타디움의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6경기 중에서 1경기를 제외한 5경기가 1-0 한 골 승부로 끝났고 경기당 득점률도 1.33골 뿐이다. 물론, 다른 경기장에서도 1-0 스코어가 만들어진 경우가 있지만 절반의 비율을 넘지 않았다. 멜버른에 있는 렉탱귤러스타디움의 경우에는 브리즈번스타디움과 너무나 대조적인 결과가 나와서 이번 대회를 지켜보고 있는 많은 축구팬들도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다.



브리즈번에 비해 요즘 최고 온도와 습도가 상대적으로 쾌적한 상태인 멜버른 렉탱귤러스타디움에서는 4-1 경기가 두 차례, 5-1 경기도 한 차례 나올 정도로 골이 많이 터졌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득점력의 이러한 상관 관계는 축구장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자료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멜버른 렉탱귤러스타디움은 현재까지 다섯 경기가 치러져 경기당 4.4골이라는 풍성한 골 잔치가 펼쳐졌다. 캔버라스타디움도 다섯 경기가 끝났는데 경기당 2.6골이 터졌다. 시드니에 있는 웅장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는 네 경기에서 모두 9골이 만들어져 경기당 2.25골을 기록했다. 가장 적게 두 경기만 끝낸 뉴캐슬스타디움은 경기당 2.5골이 만들어졌다. 브리즈번스타디움의 1.33골 기록은 비교하기조차 초라하다고 하겠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 저녁 호주를 1-0으로 물리친 한국의 승리가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A조 2위로 밀려났다면 8강전을 다시 브리즈번에서 치러야했기 때문이다. 호주를 1-0으로 물리친 덕분에 한국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골이 많이 터지고 있는 멜버른의 렉탱귤러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손흥민 등의 핵심선수가 감기로 고생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쾌적한 경기장 조건이 필요하기도 한 셈이다.



반면에 A조 2위로 8강에 오른 개최국 호주는 B조 1위 중국과 바로 그 브리즈번스타디움에서 경기(22일 오후 7시 30분)를 펼쳐야 한다. 이 경기는 이번 대회 브리즈번스타디움의 마지막 일정이다.



바로 그곳에서 중국이 사우디 아라비아와 우즈베키스탄을 연파한 바 있기에 이 또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남아 있는 아시안컵 일정에서도 지금까지의 이러한 통계 결과와 경기장의 기후 조건이 그대로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 2015 AFC 아시안컵 경기장별 스코어



1) 브리즈번 스타디움(6경기 8골, 경기당 1.33골)



A조 한국 1-0 호주 / B조 중국 1-0 사우디 아라비아, 중국 2-1 우즈베키스탄



C조 이란 1-0 아랍에미리트 / D조 이라크 1-0 요르단, 일본 1-0 이라크



8강전(22일 오후 7시 30분 예정) 호주 - 중국



2)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5경기 22골, 경기당 4.4골)



8강전(22일 오후 4시 30분 예정) 한국 - 우즈베키스탄



3) 캔버라 스타디움(5경기 13골, 경기당 2.6골)



4)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4경기 9골, 경기당 2.25골)



5) 뉴캐슬 스타디움(2경기 5골, 경기당 2.5골)
심재철기자 winsoc@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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