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악재로 침체돼 있는 증시에 잇따른 정부 정책이 ‘가뭄의 단비’처럼 작용하고 있다. 지난 18일 정부가 ‘관광인프라 및 기업 혁신투자 중심의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자 19일 증시에선 수혜주로 꼽히는 레저 관련주와 건설주들이 일제히 뜀박질했다. 여행 카지노 등 레저 관련주들은 정부 지원으로 주가 재평가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행·카지노주 ‘방긋’

정부 정책에 즉각 화답한 종목은 여행주였다. 모두투어는 이날 5.07% 상승한 2만6950원으로 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 7.6%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나투어는 장중 한때 8만77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갈아치웠지만 막판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1.65% 하락 마감했다.

면세점 추가 허가 및 호텔 건설 지원 정책이 여행주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규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만큼 수혜 폭도 클 것이란 분석이다. 모두투어와 하나투어는 자회사를 통해 호텔을 운영하는 등 외국인 대상 호텔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면세점 사업에도 신규 진출할 계획이다. 카지노주들은 복합리조트 사업자를 추가 선정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뛰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은 4.04% 오른 3만9950원으로 마감했고, 파라다이스는 2만5200원으로 0.2% 상승했다. GKL은 영종도 진출을 추진해왔으나 경제자유구역 내 최대 출자자의 외국인 지분(51%) 규정 때문에 투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발목을 잡은 외국인 지분 비율 규제가 철폐되면서 사업을 진행할 길이 열렸다는 분석이다.

면세점 강자인 호텔신라는 10만4500원으로 2.96% 상승 마감했다. 경쟁업체 증가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추가 라이선스 확보 가능성이 부각됐다. 김민정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될 서울 면세점 중 두 곳에는 호텔신라를 포함한 대기업도 참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건설주, 용산·한전부지 개발 ‘호재’

대형주 중에선 건설주들이 오랜만에 강세를 보였다. 현대건설이 엿새 만에 상승 반전해 3만7900원으로 1500원(4.12%) 올랐다. 현대산업(4.37%) 대우건설(2.14%) 삼성물산(2.17%) 등도 일제히 반등했다. 정부가 구 한국전력 부지 및 용산 주한미군기지의 조기 개발을 지원키로 함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의 수혜 가능성이 부각된 덕분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전부지는 현대건설과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종 수주 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관련주에 대한 단기적인 투자심리 개선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 사업의 경우 초고층 빌딩과 공원 등을 함께 개발할 예정이어서 중소형 건설사도 수혜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때 용산 개발을 추진했던 롯데관광개발은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고, 서부T&D도 1만6700원으로 1.21% 올랐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통상 연초에는 신년 정책에 따른 관련주들의 랠리가 돋보이기 마련”이라면서 “더욱이 지금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기존 경기 관련 대형주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힘들어 정책 수혜주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고운/강지연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