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브랜드 스토리] "더불어 공유하는 스포츠 생태계"…자이크로, 곰의 우직함·열정·신뢰 담아
브라질 월드컵을 한 달 앞둔 지난해 5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를 비롯해 나이키와 푸마 등 글로벌 스포츠 3사의 축구용품 33점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부분 제품에서 독성을 포함하고 있는 과불화화합물(PFCs), 에톡시레이트(NPEs), 디메틸포름아미드(DMF) 등 위험물질이 검출됐다는 게 골자였다. 외신들은 “누구보다 CSV(공유가치창출)에 앞장서야 할 글로벌 스포츠 기업의 본분을 잊고 소비자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앞다퉈 쏟아냈다.

국내 스포츠 기업 아임스포츠커뮤니케이션누보는 지난해 11월 아프리카 케냐에 본부를 둔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해비타트(HABITAT)와 협약을 체결했다. 아프리카 등 소외 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기금 마련에 이 회사가 동참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회사의 ‘자이크로(ZAICRO)’는 유소년과 여성용 축구용품 등 스포츠 용품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2012년 3월 첫선을 보인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다. 자이크로의 브랜드아이덴티티(BI)는 곰의 형상이 적색과 청색으로 채워진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곰은 힘과 우직함을 상징하고 적색은 열정적인 에너지, 청색은 신뢰를 상징한다. 열정적인 에너지와 우수한 기술력으로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최창영 대표(좌측 세번째)가 아프리카 지역 축구팀 아이들과 기념사진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이크로 제공
최창영 대표(좌측 세번째)가 아프리카 지역 축구팀 아이들과 기념사진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이크로 제공
4각을 의미하는 모자이크에 모티브를 둔 브랜드 자이크로는 대부분의 스포츠가 4각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해 탄생했다. 이 회사 최창영 사장(42·사진)은 “사각형은 뭔가를 쌓기도 좋고 담기도 좋은 기능적인 형태다. 안정감을 주면서도 자신을 강변하지 않고 늘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다. 스포츠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고안한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이 강조하는 기업경영의 모토는 ‘더불어 공유하는’이다. 스포츠 세계의 기하학적 환경이 자이크로의 프레임이고 더불어 공유할 수 있는 스포츠와 그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 그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라운드 안에서 펼쳐지는 경기에만 관심을 갖지만 자이크로는 그 경기로 인해 경기장 밖에서 무엇이 바뀌고 그 변화가 생태계에 어떤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마케팅도 단순 홍보보다는 CSV에 비중을 두고 있다. 2013년 아프리카 말라위 지역에 유소년 축구단을 창설해 용품을 지원하는 것도 축구를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출시 첫해인 2012년부터 유소년 축구대회를 후원하며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한 신체와 바른 인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프로팀 후원도 자금력이 풍부한 K리그 팀보다는 꿈과 열정을 갖고 팬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K리그 첼린지 팀을 후원하고 있다. 고양FC를 포함해 3개 팀에 용품을 후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지난 7일 인도네시아 프로축구리그에서 활약 중인 골키퍼 유재훈과 용품 후원 계약을 시작으로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선우 한경닷컴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