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땐 계파·지역주의 붕괴…커뮤니티 정당으로 만들 것"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인영 후보(사진)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내가 당 대표가 되면 그야말로 계파주의 지역주의 등 기존의 낡은 질서가 일거에 붕괴할 것”이라며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당이 ‘이기는 당’이 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세대교체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새 정치의 공허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후보는 “새 정치에 대한 대중의 열망은 컸지만 (안 전 대표는) 새 정치가 무엇인지 끝내 보여주지 못했다”며 “나는 세대교체를 통해 당을 (생활협동조합과 비슷한 개념의) ‘커뮤니티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1987년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으로 당내 ‘486(40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그룹’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
이 후보는 이들 486이 한 게 뭐가 있느냐는 박지원 후보 측 비판(본지 1월12일자 A6면 참조)에 대해 “2011년부터 경제민주화와 복지 이슈를 (486그룹의 주도로) 밀고 오지 않았느냐”며 “서로 잘한 부분은 예우하고 부족한 부분은 애정으로 얘기해야지 (박 후보처럼) 단칼에 비하하듯이 ‘한 게 없다’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당내 지지 기반이 비슷한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이 후보는 “(문 후보가) 인품은 담백한데 정무 감각이 떨어진다”며 “박 후보가 ‘당명을 바꾸겠다’고 했을 때 문 후보는 ‘지금 그럴 때가 아니다’ 했으면 될 걸 덩달아 ‘바꾸겠다’ 하니까 휘청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 후보는 문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어떻게 과거와 미래가 단일화되느냐”며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비롯한 486세대가 점차 기득권에 편입되면서 최근 취업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20~30대 청년 세대로부터 외면받는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 사회가 신자유주의 질서로 변화했기 때문이지 아버지가 자식의 일자리를 깔아뭉개고 있다는 ‘세대 간 대결 구도’로 봐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탈당 후 제3의 진보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문 후보가 당의 외연을 넓히고자 중도 색채를 강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지금 좌클릭이냐 우클릭이냐를 놓고 이념 논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