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이탈하는 이른바 '그렉시트'(Grexit)를 놓고 정부와 총선 승리가 유력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간 설전이 이어졌다.

기카스 하르두벨리스 재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반드시 엄포만은 아니다"라며 "사고(그렉시트)는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25일 치르는 총선에서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끝나는 2월 28일 전에 대외채권단과의 협상이 부결되거나 만기를 연장하지 못한다면 우발적으로 그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하르두벨리스 장관은 "이것(그렉시트)은 그리스가 쓸 수 있는 협상 카드가 아니다"라며 그리스가 스스로 유로존에서 떠나겠다고 유럽연합(EU)을 협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구제금융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리자가 집권하면 대외채권단이 시리자의 긴축 조치 환원 등의 요구를 거부해 그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정부가 그렉시트 공포감을 조성하는 선거 전략을 쓴다고 비난하면서 유로존에 잔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치프라스 대표는 이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기고한 글에서 "독일 납세자는 시리자 정부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의 목표는 우리의 파트너와 대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협상은 유로존 규제체계 안에서 추진할 것"이라며 "그리스의 국가 채무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재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진실은 그리스의 채무는 우리 경제가 끊임없이 '재정 고문'을 당하는 한 상환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대외채권단과 재협상을 통해 긴축 조치를 되돌리겠다는 방침을 바꾸지 않았다.

치프라스 대표는 전날 그리스 방송 스타TV에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 협상을 거부할 가능성은 100만 분의 1도 없다"고 말했다.

그리스 아네테 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이날도 3.2% 상승해, 그렉시트 우려 완화로 3.8% 오른 전날에 이어 이틀째 급등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