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두산 등 대형 지주사, 올해 날개 달까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완화와 배당 확대 움직임에 증시의 관심이 SK 두산 GS LS 등 대형 지주사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지주사의 낙폭이 컸던 만큼 올해 주력 자회사의 실적만 받쳐주면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회사 개선 전망에 반등

지난 9일 SK는 3.82% 오른 16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첫 반등이다. 유가 급락으로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SK 주가도 힘을 못 썼다. 1년 전(작년 1월9일) 주가와 비교하면 12.6% 빠진 상태다.

정유 자회사 GS칼텍스 의존도가 높은 GS의 낙폭은 더 컸다. GS 주가는 1년 전 대비 29.4% 떨어졌다. 하지만 올 1분기 이후 유가 하락 여파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지난 8일부터 소폭 반등으로 돌아섰다. 윤재성 대신증권 연구원은 “GS는 GS칼텍스의 부진으로 연간 주가 수익률이 저조했으나 지난해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GS칼텍스의 흑자전환에 힘입어 올 1분기엔 10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 LS는 LS전선의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두산은 최근 1년간 21.2%, LS는 37.3% 떨어졌다. 지난 9일엔 나란히 상승했지만 여전히 신저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그러나 두산은 상반기 중 구체화될 연료전지 사업 추가 수주, LS는 LS전선의 회복세에 희망을 걸고 있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LS에 대해 “상품 가격 약세 등의 부진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며 “해저케이블 매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10%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지주사 중 지난해 양호한 흐름을 보인 CJ와 LG는 올해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가전사업부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고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대한 기대도 크다”며 “CJ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순이익 증가 기여도가 높고 CJ푸드빌과 올리브영 등 비상장 자회사의 턴어라운드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매력에 관심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기업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지주사에 대한 매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중간금융지주 도입 및 증손회사 지분율 완화 논의가 진척되면서 지주회사 규제 완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저금리 환경 속에서 배당성향이 높은 지주사 속성도 부각돼 지주사의 주가가 강세를 보일 요건이 완비됐다”고 말했다. 배당 확대 정책 기조 아래 기업들이 배당 규모를 늘리면 지주사가 자회사로부터 거두는 배당금 규모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SK는 배당금 수익이 전체 매출의 78%, GS도 62%를 차지한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자회사와의 주가 차이를 감안해 지주사에 투자하는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지주사만의 숨은 가치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며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은 만큼 오너의 이해와 관련된 비상장 자회사 및 자체 사업의 성과도 챙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