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反부패 정책, 기업인 확대에 부담 느꼈나…홍콩 최대 재벌 리카싱 "홍콩 떠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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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맨제도로 본사 이전…회사 구조조정의 일환일 뿐"
"홍콩 행정장관 선거 때 시 주석 눈밖에 났다" 관측도
"홍콩 행정장관 선거 때 시 주석 눈밖에 났다" 관측도

◆비부동산사업, 케이맨제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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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H홀딩스는 두 회사의 비부동산 사업을 총괄한다. 부동산 사업은 새롭게 설립되는 CK프라퍼티가 맡기로 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합병법인인 CKH홀딩스의 소재지가 홍콩이 아니라 케이맨제도라는 점이었다. 리 회장은 지난해 7월 슈퍼마켓체인 바이자 매각을 시작으로 중국 내 투자 자산을 잇달아 처분해 주목받았다.
홍콩 증시 주변에선 “청쿵그룹이 홍콩을 포함한 중국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란 루머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리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콩증시 상장 기업의 75%가 본사 소재지를 각종 규제가 없는 케이맨제도에 두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업계의 트렌드를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케이맨제도로 본사를 옮기면 보다 쉽게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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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중화권 언론들은 그동안 리 회장이 2012년 홍콩행정장관 선거에서 중국 정부가 지지하는 렁춘잉 후보 대신 헨리탕 후보를 지지한 것을 계기로 시 주석의 눈밖에 났다는 관측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부패척결 지속에 기업인 불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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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융춘 전 중국석유 부사장이 비리혐의로 낙마한 것을 시작으로 판중 둥펑자동차 당위원회 부서기, 런융 둥펑닛산 부사장, 쭝신화 차이나유니콤 전자상거래사업부 사장 등이 비리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쑨자오쉐 전 중국알루미늄 사장은 뇌물수수 및 간통 혐의로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한 뒤 사법기관에 이송됐다. 또 지난 5일에는 베이징대 산하 벤처기업인 베이다팡정그룹의 웨이신 이사장, 리유 사장, 위리 최고재무책임자 등 3명이 비리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비리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기업인 중 상당수는 시진핑 정부 들어 부패혐의로 낙마한 고위급 정치인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석유의 왕 부사장은 후진타오 정부시절 상무위원을 지낸 저우융캉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인맥인 ‘석유방’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베이다팡정의 최고경영진 세 명은 현재 부패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링지화 전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을 지지하는 세력인 ‘산시방’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링 부장의 가족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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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