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할인' 잡아내는 가격 추적기
이마트의 인터넷 쇼핑몰인 이마트몰은 지난 9일 ‘오늘만 특가’ 행사로 두보식품 현미(6㎏)를 기존가 3만5950원에서 30% 할인한 2만5165원에 팔았다. 그러나 이 제품은 지난해 11~12월에는 2만4200원에 내놓았던 것이다.

또 지난 6일 행사상품인 유기농 건견과믹스(700g)는 23% 할인한 1만9866원이었지만 불과 이틀 전까지 1만9900원에 팔렸다. 행사 전날 2만6000원으로 가격을 높인 뒤 하루 만에 특가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 같은 ‘꼼수’를 잡아낼 수 있는 ‘이마트몰 가격추적기’ 프로그램(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에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이마트몰에 접속하면 모든 상품의 최근 2개월간 가격 추이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한 네티즌의 ‘재능 기부’로 탄생했다. 자신을 8년차 개발자라고 밝힌 ‘케아르’란 유저는 게시글을 통해 “온라인몰의 경우 가격 변동이 심하고, 하루 특가 행사라고 파는데 실은 이 값에 판매한 지 오래된 상품도 많아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 ‘뽐뿌’ 등에 공개돼 각각 1000건 이상의 추천을 받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홈플러스, 롯데마트용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해외에는 ‘가격 추적기’ 서비스가 이미 활성화돼 있다. 해외 직구족(直購族)에게 ‘아마존 낙타’로 불리는 사이트 ‘카멜카멜카멜’은 미국 아마존에서 파는 상품의 최근 1년간 가격 정보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가장 비쌀 때와 가장 쌀 때의 차이가 두 배 이상 벌어질 정도로 가격 변동이 크다. 가격 추적기 이용자는 본인이 구입하려는 때의 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할 수 있다. 원하는 가격까지 떨어졌을 때 이메일 등으로 알림을 보내주는 기능도 지원한다.

이마트 측은 “대형 할인행사가 많았던 연말이 비교군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