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인터넷은행 진출…핀테크로 新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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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EO에게 듣는다 (6·끝)
온라인금융 서비스 가장 잘할 수 있어
국내 중개 시장 위축…해외주식 거래로 돌파
온라인금융 서비스 가장 잘할 수 있어
국내 중개 시장 위축…해외주식 거래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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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원 키움증권 사장(54·사진)은 키움증권의 성장 동력을 핀테크에서 찾았다. 핀테크(fintech)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권 사장은 온라인 증권사로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점포 없이 인터넷과 콜센터를 통해 예금, 대출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권 사장은 “스마트폰 등장으로 세계 IT 업계의 판도가 흔들린 것처럼 핀테크 역시 금융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몰고 올 것”이라며 “핀테크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는 키움증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있는 증시는 브로커리지(매매중개)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에 부담 요인이다. 권 사장은 그러나 “지난해 말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은 전년보다 2~3%포인트 상승한 15~16%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국내 주식뿐 아니라 해외 주식과 파생상품, 펀드랩 등 금융상품까지 파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식 거래가 위축되면 해외 주식 및 상품 판매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자산관리 분야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달 우리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을 통합, 업계 8위의 키움투자자산운용을 공식 출범시켰다. 자산관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조직(금융상품솔루션팀)도 신설했다. 권 사장은 “당장 오프라인에 프라이빗뱅크(PB)센터를 만들진 않겠지만 금융상품솔루션팀을 통해 금융상품에 대한 조언과 세무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분야에선 중견·중소기업, 벤처기업의 기업공개(IPO)에 주력할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2건의 기업 IPO를 성사시켰다. 건수 기준으로 3위(6건)를 차지했던 2013년에 비해 부진한 성적이다. 그는 “작년에 IPO를 할 예정이었던 기업들의 일정이 미뤄졌기 때문”이라며 “IPO 부문에서 톱3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인베스트먼트, 키움저축은행, 키움인도네시아증권 등 키움증권 4개 자회사가 모두 흑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전 자회사가 흑자를 낸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권 사장은 “키움증권은 1년에 하나씩 회사를 인수해 규모를 키워왔다”며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조인트벤처나 해외 증권사 인수, 직접 진출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CEO 투자노트
“선진국보다 신흥국…中 주식형펀드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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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사장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작년까지 선진국 증시 수익률이 신흥국에 비해 높았기 때문에 올해는 선진국 비중을 줄이고 일부 신흥국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신흥국의 올해 전망이 유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선별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흥국 중에서도 브라질 러시아 등 원자재 관련 신흥국 투자는 자제하고 정부 경기부양책 등이 기대되는 중국 등의 주식형펀드 투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중 미국 경기 기대와 달러 강세에 따른 미국 부동산시장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와 중국 금융시장 개방 및 수익률 기대가 있는 중국 채권 등을 유망 상품으로 추천했다. 국내에서는 정부 및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정책에 발맞춰 배당주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권 사장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1850~2200 사이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900선 부근에서 지지력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하는 변수로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자금 이동, 달러 강세로 인한 엔저가 국내 기업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 중국 상하이A주의 MSCI 편입이 외국인의 한국 투자 비중 축소로 이어질지 여부 등을 꼽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