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인터넷TV(IPTV) 콘텐츠 사업 자회사인 KT미디어허브를 흡수합병한다. 이번 합병을 신호탄으로 KT의 계열사 재편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7일 오후 서울 서초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KT미디어허브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양사 합병 기일은 오는 3월31일로 예정됐다.

KT가 밝힌 흡수합병 이유는 △경영 효율성 제고 △수익성 개선 △미래융합사업 준비 효율화 등이다. 그간 IPTV 사업권은 KT가 갖고 KT미디어허브는 플랫폼 구축 및 운영·콘텐츠 수급 등을 맡았다. 합병을 통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등 경영을 효율화하겠다는 취지다. 위탁 운영 비용을 절감하면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다. 차세대 미디어 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IPTV를 포함한 차세대 미디어는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해 선정한 5대 미래융합사업 중 하나다.

KT 내에 미디어본부 조직으로 있던 KT미디어허브는 이석채 전 회장 시절인 2012년 말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IPTV를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위탁 운영으로 인한 효율성 저하 논란이 대두되면서 합병설이 고개를 들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이슈가 불거져 위성방송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궁지에 몰리면서 IPTV 사업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었다.

이번 KT미디어허브 흡수합병으로 앞으로 사업이 중복되거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KT 계열사의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취임 이후 통신 사업에 집중한다고 선언하고 조직개편·계열사 재편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KT렌탈과 KT캐피탈 등 핵심 계열사 매각 방침이 확정됐고, 지난해 싸이더스FNH, 유스트림코리아 등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청산했다. 비씨카드 매각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