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액 2539억 vs 1705억…바이오벤처, ICT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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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000억 넘는 기업 등장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제조분야를 앞질렀다. 또 바이오 벤처 업계에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는 ‘실적 바이오기업’이 잇달아 나오고, 시가총액 2조원을 바라보는 ‘슈퍼 대장주’가 등장했다. 2000년 바이오벤처 창업이 본격화된 지 15년 만에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한국벤처캐피털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의 바이오·의료 투자액은 지난해 11월까지 2539억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ICT 제조 분야를 앞지른 것이다. 2013년 ICT 제조 분야 투자는 2955억원으로, 화학소재 등 9개 분야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반면 바이오·의료는 그 절반 수준인 1463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1년 새 바이오의료 투자가 74% 급증하며 업종별 신규 투자에서 1위에 올랐다.
ICT 제조(1705억원) ICT 서비스(1483억원) 전기기계장비(1505억원) 화학소재(730억원) 기타(432억원) 등 전통적으로 투자가 활발했던 업종은 줄어든 반면 바이오의료와 함께 영상공연음반(2245억원) 게임(1451억원) 유통서비스(1863억원)분야는 전년보다 벤처 투자가 늘었다. 이처럼 바이오벤처 투자가 급증한 것은 ‘돈 버는 실적 바이오’의 등장으로 투자자의 기대와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아이센스와 내츄럴엔도텍이다. 두 업체는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혈당 측정용 검사지를 만드는 아이센스는 선진국 수출에 힘입어 지난해 1001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호르몬제 ‘백수오’로 유명한 내츄럴엔도텍은 2013년 843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대에 달했다.
실적 갖춘 바이오벤처, 코스닥 시장 입성…절반이 3년 연속 흑자
아이센스와 내츄럴엔도텍은 바이오벤처붐이 시작된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설립됐다. 현재 상장된 56개 바이오기업 중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두 회사가 처음이다.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시가총액 2조원을 향해 달리고 있는 바이오기업도 있다. 지난해 매출 8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메디톡스다. 이 회사 주가는 2013년 말 보톡스 제조사인 미국 앨러간과 수출 계약을 맺은 후 계속 상승, 한때 2만원이던 주가가 30만원(액면가 500원)을 넘어섰다. 7일 33만2400원에 마감한 메디톡스의 시가총액은 1조8802억원으로, 지난해 제약사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유한양행(1조8457억원)의 시총을 넘어섰다.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벤처 기업들은 좋은 실적을 내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상장한 28개 바이오기업 가운데 최근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기업은 절반을 넘는 16개에 달했다. 2013년 흑자 기업도 22개로 전체 상장사의 78.5%를 차지했다.
바이오벤처기업은 최근 2년 새 25개가 코스닥·코넥스 시장에 진입하며 증시의 활력소 역할까지 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신규 상장사 74개 중 10개가 바이오기업이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상장한 바이오기업이 5곳에 그친 것과 대조를 보였다. 글로벌제약펀드를 운용하는 인터베스트의 김명기 전무는 “바이오벤처 붐 이후 10년 만에 실적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바이오 투자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투자자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형호/조미현 기자 chsan@hankyung.com
7일 한국벤처캐피털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의 바이오·의료 투자액은 지난해 11월까지 2539억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ICT 제조 분야를 앞지른 것이다. 2013년 ICT 제조 분야 투자는 2955억원으로, 화학소재 등 9개 분야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반면 바이오·의료는 그 절반 수준인 1463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1년 새 바이오의료 투자가 74% 급증하며 업종별 신규 투자에서 1위에 올랐다.
ICT 제조(1705억원) ICT 서비스(1483억원) 전기기계장비(1505억원) 화학소재(730억원) 기타(432억원) 등 전통적으로 투자가 활발했던 업종은 줄어든 반면 바이오의료와 함께 영상공연음반(2245억원) 게임(1451억원) 유통서비스(1863억원)분야는 전년보다 벤처 투자가 늘었다. 이처럼 바이오벤처 투자가 급증한 것은 ‘돈 버는 실적 바이오’의 등장으로 투자자의 기대와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아이센스와 내츄럴엔도텍이다. 두 업체는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혈당 측정용 검사지를 만드는 아이센스는 선진국 수출에 힘입어 지난해 1001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호르몬제 ‘백수오’로 유명한 내츄럴엔도텍은 2013년 843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대에 달했다.
실적 갖춘 바이오벤처, 코스닥 시장 입성…절반이 3년 연속 흑자
아이센스와 내츄럴엔도텍은 바이오벤처붐이 시작된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설립됐다. 현재 상장된 56개 바이오기업 중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두 회사가 처음이다.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시가총액 2조원을 향해 달리고 있는 바이오기업도 있다. 지난해 매출 8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메디톡스다. 이 회사 주가는 2013년 말 보톡스 제조사인 미국 앨러간과 수출 계약을 맺은 후 계속 상승, 한때 2만원이던 주가가 30만원(액면가 500원)을 넘어섰다. 7일 33만2400원에 마감한 메디톡스의 시가총액은 1조8802억원으로, 지난해 제약사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유한양행(1조8457억원)의 시총을 넘어섰다.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벤처 기업들은 좋은 실적을 내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상장한 28개 바이오기업 가운데 최근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기업은 절반을 넘는 16개에 달했다. 2013년 흑자 기업도 22개로 전체 상장사의 78.5%를 차지했다.
바이오벤처기업은 최근 2년 새 25개가 코스닥·코넥스 시장에 진입하며 증시의 활력소 역할까지 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신규 상장사 74개 중 10개가 바이오기업이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상장한 바이오기업이 5곳에 그친 것과 대조를 보였다. 글로벌제약펀드를 운용하는 인터베스트의 김명기 전무는 “바이오벤처 붐 이후 10년 만에 실적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바이오 투자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투자자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형호/조미현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