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114대 의회가 6일(현지시간) 공식으로 출범하자마자,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한 공화당이 자신들의 핵심 과제인 키스톤XL 법안 처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은 오는 9일 하원에서 키스톤XL 법안을 표결처리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상원 역시 7일 에너지자원위원회 공청 회 절차를 거쳐 내주 초 표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앨버타 주와 미국 텍사스 주의 멕시코만 사이 2700㎞를 잇는 키스 톤XL 송유관 건설 법안은 공화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역점 사업으로, 현재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어서 통과될 가능성 이 크다. 상원은 현재 공화당 54명 전원에다 민주당 의원 6명이 찬성 입장을 밝혀 가결 정족수(60표)를 확보한 상태다.

키스톤XL 법안은 앞서 지난달 14일 113대 의회 하원에서는 통과했으나, 당시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는 같은 달 18일 표 결 끝에 부결됐다.공화당은 당시 114대 의회의 첫 과제로 키스톤XL 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키스톤XL 법안 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일찌감치 거부권 행사까지 시사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공화당은 이 법안이 일자리 창출 과 에너지 자립도 제고 등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환경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아시아 국가 순방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키스톤XL 사업에 대한 평가 작업이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 의 회가 그 과정을 억지로 단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네브래스카 주 지방법원에 계류 된 키스톤XL 사업 관련 소송이 다 해결되고 나서 환경 영향을 평가해 사업 추진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키스톤XL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단언해 오바 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거듭 예고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공화당의 키스톤XL 법안이 현재 진행되는 국무부의 검토과정을 훼손하 거나 네브래스카 법원에 계류된 송유관 경로 관련 소송을 비켜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이 키스톤XL 법안을 강행 처리 해 행정부로 넘기고, 이에 맞서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양측 간 갈등이 커지면서 새해 벽두부터 미 정치권은 급속히 얼 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등 양측 간 갈등을 빚는 현안이 산적해 있어 정국 경색은 쉽게 풀리 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과 여야 의회 지도부는 오는 13일 백악관에서 제114대 의회 출범 이후 처음 으로 회동한다. 미 정가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지도부가 만나기는 하지만, 주요 현안마다 입장 차 가 커 이번 회동 역시 소득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