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소형화 상당 수준…미사일은 美 위협"
국방부는 6일 펴낸 ‘2014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2006년 10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세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한 것을 계기로 북핵이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부상했다는 그간의 평가를 반영한 것이다.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은 “북한의 핵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핵무기 소형화가 현실화된 것도, 완성된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출간된 이번 국방백서는 “북한은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총 다섯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2012년 12월 발사한 ‘은하 3호’는 궤도에 진입해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국방백서는 북한이 장거리미사일로 개발 중인 대포동 2호의 사거리를 ‘6700㎞ 이상’으로 평가했지만 이번에는 ‘1만㎞’로 수정했다.

"北核 소형화 상당 수준…미사일은 美 위협"
이에 따라 북한 미사일이 날아갈 수 있는 한계도 종전 미국 알래스카 지역에서 미 본토 서부지역은 물론 중부지역으로 대폭 늘어났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작전배치는 안 됐다”며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핵무기를 소형화했다는 첩보도 없다”고 했다.

백서는 북한 지상군 능력과 관련, “최근 시험개발 중인 300㎜ 방사포는 최대사거리 고려 시 (우리 측) 중부권 지역까지 사격이 가능하다”며 “서해 북방한계선 북측 해안지역과 전선지역에 122㎜ 견인방사포 등 포병전력을 증강하고 유개호(덮개가 있는 참호)를 구축해 생존성을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북한군의 전차는 주력이 T-54, T-55에서 천마호, 선군호로 바뀌면서 4200여대에서 4300여대로, 장갑차는 2200여대에서 2500여대로, 다연장 및 방사포는 4800여문에서 5500여문으로 증가했다. 우리 군은 전차 2400여대, 장갑차 2700여대, 다연장 및 방사포 200여문으로 2년 전과 변화가 없었다. 다만 지대지 유도무기(발사대)는 30여기에서 60여기로 두 배 늘어났다.

우리 공군의 전투임무기와 훈련기는 각각 400여대와 160여대로 2년 전보다 60여대, 30여대 줄었다. 감시통제기와 공중기동기는 각각 60여대, 50여대로 10여대씩 늘어났다. 이에 비해 북한군의 고정익 비행기는 1350여대로 2년 전과 같았지만 우리군(670여대)보다는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북한 전투함은 430여척, 지원함은 40여척으로 각각 10여척 늘어난 반면 기뢰전함정은 20여척으로 10여척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잠수함(정)은 70여척으로 변화가 없었다.

백서는 “최근에는 신형 중대형함정과 다양한 고속특수선박을 건조하고 있다”며 “신형 어뢰 개발에 이어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 등 새로운 형태의 잠수함정을 지속 건조하는 것으로 보이는 등 수중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 백서는 “일부 일본 지도자의 퇴행적 역사 인식과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양국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나가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며 2년 전보다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백서는 이어 “국방부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하는 한편 북핵 위협 등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