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 이은율.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에서 여주인공 마리보다 더욱 매혹적인 라리쉬 백작부인으로 변신했다. 그들의 사랑을 지켜보며 진심 어린 충고와 도움을 주려 노력하는 모습은 그녀의 실제 인간적인 모습 그대로다.



이은율에게 이번 무대는 배우로서 도약의 작품이다. 루돌프의 연인 마리 베체라에 더 어울리는 외모지만 라리쉬 백작부인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오랜 경험과 실력을 인정받은 가창력과 안무로 극중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은 물론 작품 자체를 세련되게 만들었다.



“루돌프와 마리의 위기로부터 그들을 구하려는 라리쉬 백작부인”



라리쉬 백작부인은 카리스마 있는 당찬 분위기를 이끄는 역할로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마리 뒤를 따라가며 ‘마리와 만만치 않게 요염한 모습으로’ 라는 설명을 본 순간 느낌이 왔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수많은 작품을 통해 여러 모습을 단련해 온 그녀는 이번 작품 역시 훌륭히 소화해냈다.



“기존 나의 음색과 다르며 주변에서도 어울리지 않는 역할이란 반응에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다짐했다. 결론적으로는 새로운 도전과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이제는 드라마, 영화 등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넓혀 나갈 생각”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뮤지컬배우 이은율과의 일문일답



- 어린시절은 어땠나



용돈 백원에 춤과 노래를 바로 할 만큼 좋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이 그렇지만 자식이 공부로 성공하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가수 탤런트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등학교시절 부모님 몰래 잡지사에 관련된 일을 알아보고 다녔다. 공부도 잘한 편이어서 내 꿈을 반대하는 부모님 때문에 단식투쟁도 했었다



- 처음 연기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후 호텔 싱잉웨이트리스로 2002년부터 1년반 일을 했다. 이때 경험을 통해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자연스럽게 뮤지컬 음악을 접하면서 처음으로 두근거림을 느꼈다. 어릴 적부터 노래와 연기가 하고 싶었기에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는 뮤지컬을 선택하게 됐다. 좀 더 전문적인 실력을 익히기 위해 독일과 이태리에서 유학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뮤지컬 세계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명성황후> 오디션에 덜컥 붙어 준비 없이 시작했기에 안무선생님께 많이 배우고 혼나면서 매일 서럽게 울었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기쁨이 더욱 컸기에 평생 배우를 놓지 말아야겠다는 의지로 버티다보니 벌써 11년차가 됐다.



- 지난 작품 대부분 슬프고 한이 많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쌍화별곡>은 슬프고 어둡지 않아 신나게 춤추고 재미도 있었던 작품이다. 우리정서에 딱 맞는 것을 가장 큰 이유이다. <지하철 1호선>의 작품을 시작하면서 선녀(예쁘고 좋음) 역할이 너무나 하고 싶었다. 그러나 김민기 연출자님께서 일정 기간 나를 알아보시면서 ‘날탕’이라는 역할을 주셨다. 당시에는 이게 당황스럽고 어리둥절했지만 나에겐 정말로 신선한 작품이었다. 그동안 내가 했던 작품과 너무 다르고 다시 해볼 수 없는 역할을 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은



<천국의 눈물>에서 베트남 여자 린이 기억에 남는다. 클럽에서 쇼걸같은 역할이다. 특히 한국에서 초연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당시 같이 연기했던 상대 배우가 ‘브래드 리틀’ 이라는 대선배인데 매우 친해져서 뉴욕에 놀러갔을 때 같이 어울리기도 했다. 이때 생애 처음으로 몸을 드러내는 장면이 있어서 난생 처음으로 다이어트를 했다. 원래 날씬한 체형이었지만 11자 복근을 보여주고 싶어 욕심을 냈다.



-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은



<오페라의유령>에서 크리스틴 역할을 정말 해보고 싶다. 아마도 영원한 바람이 될 것 같다. 30대가 지나기 전 <엘리자베스>에서 엘리자베스를 해보고 싶고 40대에는 <맘마미아>의 도나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 아마 모든 뮤지컬 여배우라면 그럴 것이다.



- 함께 작품한 배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남자배우들은 극중에선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함께 하지만 사실 작품이 끝나면 다 잊혀진다. 특히나 11년차가 되면서 다른 배우들과 만나고 헤어지는게 자주 반복되면서 습관적으로 같이 활동할 때만 친하게 지내고 작품이 끝나면 또 그렇게 자연스럽게 잊고 지낸다.



무엇보다 김수미 선생님과 함께 작품하면서 바라는 것 없이 무조건 퍼주는 내리사랑에 대해서 몸소 체험했다. 매일 손수 엄청난 음식들을 준비하셨다. 같이 작품하는 이들에게 밥먹으라고 할 때는 감동적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주셔서 정말 소중한 추억이자 경험이었다.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끼는 계기가 됐다.



마지막으로 <천국의 눈물>은 브로드웨이 배우와 처음으로 무대에서 영어로 했기에 발음을 굉장히 신경써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 유명배우들을 보면서 질투나지 않나



결국에는 어떠한 방법으로 시작을 하던 실력이 없다면 이쪽 분야에서 계속 자리를 유지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좀 더 쉽게 시작할 뿐이지 시작 이후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꾸준한 노력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배우 이은율의 삶으로서 바라는 것은



삶이 연기이고 연기가 삶이 아닌가 한다. 이전까지 다른 이름으로 살아왔었고 최근에 이은율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물론 배우 이은율의 삶은 부담스럽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결국 나의 삶이다. 따로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배우로서의 이은율로 계속해서 남고 싶다



- 마지막으로 평소 생활은 어떠한가



노래하고 춤추는것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서 놀러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술은 기분좋을 때 와인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취하는 것은 싫어한다. 특히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술을 마시는 것은 독이라 생각하기에 자제하는 편이다. 연애는 평생하며 살고 싶다



쉬는날에는 영화도 보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대학 출강도 하는 그녀는 늘 바쁘다. 넘치는 끼와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이은율. 앞으로 그녀의 모습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길 희망한다.
와우스타 이상범기자 wowstar@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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